20대 남성, 文정부에 등 돌린 이유? …“朴 물러나면 딴 세상 될 줄 알았는데”

사진=동아일보 DB

문재인 정부 출범 당시 가장 단단한 지지층이었던 20대 남성 지지율이 연일 하락세다. 그들은 왜 문재인 정부에 등을 돌린걸까?

26일 YTN 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에서는 20대 남성 대표로 출연한 두경서 더불어민주당 전국대학생위원회 수석부위원장과 김현동 바른미래당 청년대변인이 문재인 정부가 20대 남성으로부터 지지율이 떨어진 이유를 분석했다.

두경서 수석부위원장은 자신의 주위에도 현 정부에 대한 비판적인 자세를 가진 친구들이 많다면서 "(20대 남성의 지지율이 떨어진) 주된 이유는 20대 남성그룹이 다른 그룹에 비해 정부가 챙기지 않는다라고 느끼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비단 여성과의 젠더 문제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분노가 쌓였다는 이야기다.

그는 많은 사람이 촛불 집회를 통해 들어선 현 정부에 대해 극적인 변화를 기대했으나 기대만큼 변화가 따라오지 못해 불신이 생겼다고 꼬집었다.

또 20대 여성의 경우 같은 세대 남성 층과는 반대로 가장 높은 지지율을 보였다며 정책에 대한 효능감이 서로 다른 것 같다고 말했다. 20대 여성에게 효능감을 주는 정책은 상대적으로 20대 남성에게는 박탈감으로 다가와 다시 젠더 갈등을 초래한다는 것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사람들이 스스로 자립할 수 있도록 일자리 정책을 포함한 여러 가지 청년 정책들을 효능감 있게 이뤄가야 한다"라며 "컨트롤 타워의 역할뿐인 일자리 위원회 이외 별도의 부서를 설립해 실질적인 집행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김현동 청년대변인은 "문재인 대통령을 원래 좋아하지 않았던 층이야 그 감정이 격해지는 건 당연하나, 지지했다가 철회한 층은 다른 당으로 그 관심이 옮겨가지 않고 이런 게 정치구나 하는 불신, 정치 무관심, 혐오로 이어지는 경향이 강한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는 성별을 떠나 20대가 어떤 방식으로 정부를 생각하는지가 중요하다며 "20대는 국가가 개인을 우선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 기성세대들과 가장 큰 차이"라고 말했다. 이는 유교 사회주의·국가주의·집단주의 해체와 동시에 개인주의가 찾아오며 발생한 일이라고 분석했다.

이러한 기성세대와 20대의 온도 차이는 '위안부 합의 문제'에서도 드러난다고 덧붙였다. 30대 이상 기성세대들은 반일 헤게모니를 가지고 어떻게 일본에 푼돈을 받고 역사적인 문제를 합의할 수 있느냐가 핵심이었다면, 20대는 한 개인·한 여성의 인권을 짓이겨놓은 행위에 대해 개인의 동의도 없이 국가가 마음대로 합의하느냐라는 점에 있어 분노 포인트가 명확히 갈렸다는 것이다.

이어 20대 중에서도 남성층의 지지율이 급감했는지에 대해서는 더욱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20대 남성의 입장으로 봤을 때 "박근혜 대통령이 물러나면 새로운 세계와 기회가 열릴 줄 알았고, 내가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는 세상이 올 줄 알았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라며 "우리 사회 양질의 일자리는 점점 줄어들고 있고, 불공정 행태는 여전하고, 나는 분명히 기성세대와는 다르게 가부장적인 행태를 재생산하고 있지 않은데 (사회는 나아지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또 "통계를 보면 남성 지지율이 급감했던 시기는 비트코인 규제, 남북 아이스하키 단일팀, 그리고 양심적 병역 거부"라며 특히 20대 남성에게 민감한 병역 문제에 대해 주목했다. "기성세대에게 군대는 애국심을 바탕으로 당연히 가야 하는 것이었다면, 최근에는 병역의 의무는 국가에 의한 폭력이고 기본권을 내놓은 것이라는 인식이 팽배하다"라고 말했다. 이런 측면에 있어 남성과 여성의 인식이 달라지며 정반대의 지지율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지금은 실망에 그친 20대지만 마음을 돌릴 수 있다"라며 "개인의 동의 없는 국가 간 합의는 무효, 청와대의 문제는 대통령이 책임져야 한다, 결격 사유가 있는 사람은 결코 공직에 임명하지 않겠다, 국민을 먼저 생각하겠다 말하던 그 시절의 문재인으로 돌아와 주길 바란다"라고 끝맺었다.

동아닷컴 변주영 기자 realistb@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