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사흘 간격으로 이어지는 촘촘한 경기일정 끝에 무더위 속 펼쳐진 120분간의 총력전이었다. 파울만 양 팀 합계 42가 쏟아지는 격렬한 경기였고 무려 7골이 터진 공방전 끝의 극적인 승리였다.
연장후반 11분 한국이 얻어낸 페널티킥 키커로 나선 선수는 의외였다. 팬들의 비난을 한 몸에 받았던 황희찬(잘츠부르크) 이었기 때문이었다. 부진한 경기력과 잦은 실수로 비난을 받았던 그가 키커로 나서자 온갖 우려가 쏟아졌다. 그가 날린 슛은 골대 오른쪽으로 향했으나 골키퍼 손에 걸렸다. 그러나 워낙 강슛이었기에 구석 골문을 흔들었다. 한국이 4-3으로 다시 경기를 뒤집는 순간이었다. 황희찬은 심판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상의를 벗으며 자신의 유니폼을 보여주는 세리머니를 했다. 그간의 설움을 날리는 듯한 표현이었다.
한국이 ‘사실상의 결승전’으로 불리던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 축구 8강 전에서 우즈베키스탄에 역전에 역전을 거듭한 끝에 4-3으로 승리했다. 1월 중국 쿤산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 챔피언십 준결승에서 우즈베키스탄에 1-4로 크게 졌던 23세 이하 대표팀은 짜릿한 복수에 성공했다. 이날 경기에서 승리한 대표팀은 29일 4강전을 치른다.
연장 후반 한국 축구대표팀의 최전방 공격수 황의조(감바 오사카)는 페널티박스 내에서 공을 발로 툭 띄워 상대 수비수의 키를 넘겼다. 당황한 우즈베키스탄 수비수 루스타미온 아슈르마토프는 황의조를 손으로 잡아 당겨 넘어뜨렸고 심판은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황의조의 ‘원맨쇼’에 가까웠다. 황의조는 인지도가 떨어지는 데다 과거 성남 시절 김학범 23세 이하 남자 축구대표팀 감독과의 사제 인연이 부각돼 ‘인맥 발탁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런저런 얘기에 신경 쓰기보단 컨디션을 잘 관리해 많은 골을 기록하겠다”던 그는 이번 대회 8골을 터뜨리며 득점 선두를 질주했다.
대표팀은 전반에만 2골을 터뜨린 황의조(감바 오사카)의 활약을 앞세워 2-1로 전반전을 앞섰다. 중앙돌파를 시도하던 손흥민의 패스를 받아 전반 5분만에 측면에서 첫 골을 성공시킨 황의조는 전반 35분 폭발적인 오른 발 중거리슛으로 두 번째골을 성공시켰다. 하지만 대표팀은 후반 들어 측면 수비가 약화되고, 조직적 압박 수비가 실종되면서 위기를 맞았다. 대표팀은 후반 8분 우즈베키스탄 이크로미온 알리바예프에게 동점골을 허용했다. 다급해진 대표팀은 미드필더 진영에서 패스 미스가 속출했다. 최용수 SBS 해설위원은 “빠른 패스로 공격을 전개해야 하는데 (미드필더들이) 너무 공을 잡고 플레이하려고 한다”고 우려를 표했다. 불안한 예감은 현실이 됐다. 조직력이 흐트러진 대표팀은 후반 12분 알리바예프의 슈팅이 수비수 황현수(FC서울)의 발에 맞고 굴절돼 자책골이 되면서 2-3으로 역전을 허용했다.
패색이 짙었던 순간 승부를 원점으로 돌린 선수는 와일드카드 손흥민(토트넘)과 황의조였다. 후반 30분. 측면에서 상대가 헛발질한 볼을 빼앗은 손흥민은 골문으로 쇄도하던 황의조에게 패스했다. 황의조는 이를 침착한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해 극적인 동점골을 터뜨렸다.
3-3으로 연장전에 돌입한 대표팀은 연장전반 11분 우즈베키스탄 에이스 알리바예프가 이승우(베로나)와 몸싸움을 벌인 끝에 경고 누적으로 퇴장 당하면서 수적 우위에 섰다. 이후 끊임없이 상대 골문을 두드리던 대표팀은 황의조가 얻어낸 값진 페널티킥으로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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