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국민의당-바른정당, 무엇을 위한 통합인가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2월 21일 0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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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어제 기자회견을 열어 바른정당과의 통합과 자신의 재신임을 함께 묻는 전(全)당원투표를 제안했다. 안 대표는 “당이 미래로 가는 길을 가로막고 서서 정치 이득에 매달리려는 사람이 있다면 거취를 분명히 해야 할 것”이라며 호남 반대파와의 결별도 불사하겠다고 했다.

‘합리적 중도정당’이란 지향점이 엇비슷한 바른정당과의 통합은 안 대표로선 유일한 위기 타개책일는지 모른다. 당 지지율은 4%대로 떨어져 지난해 4월 총선(득표율 26.7%), 지난 5·9 대선(득표율 21.4%) 때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호남인사 중용 등 문재인 대통령의 ‘호남 껴안기’가 계속되면서 호남이란 지역 기반도 갈수록 약해지고 있다. 바른정당 역시 소속 의원들의 자유한국당 집단 복귀로 교섭단체 지위를 잃고 존립을 위협받고 있다. 기존 구도 자체를 깨는 돌파구 마련이 절실한 양측이 ‘중도신당’으로 의기투합한 것이다.

안 대표가 당의 창업주이자 대선 주자란 점에서 통합과 재신임 카드는 먹힐 가능성이 적지 않다. 그럼에도 무엇을 위한 통합인지가 분명치 않다. 구호로는 ‘실천적 중도개혁정당’을 외쳐도 근본적인 체질 변화가 없는 한 안철수의 위기탈출용, 지방선거용 야합이란 소리가 나올 것이다.

안 대표는 지금부터라도 ‘끝장 토론’을 한다는 각오로 반대파를 설득해야 한다. 호남 중진들도 당원의 선택을 통해 반대 의사를 관철시키도록 노력해야 한다. 다른 당과 통합을 한다면 통합의 지향점 못지않게 통합의 방식이 민주적이냐도 중요하다. 중도 정당이 제 역할을 한다면 정치가 양극단으로 흐르지 못하도록 완충 작용을 한다는 점에서 한국 정치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다. 그것이 4·13총선의 표심이었다. 그러려면 중도 통합의 목표 또한 반문(반문재인)을 넘어서는 국가적 비전과 가치를 제시하는 데 두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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