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의 한 대안학교 40대 교사, 여학생 성폭행 혐의로 수배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6월 29일 20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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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들의 학생 구타와 성추행으로 물의를 빚었던 경남의 대안학교인 J중학교에서 40대 남자 교사가 여학생을 성폭행한 혐의로 수배됐다. 성추행과 구타에 이어 성폭행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파문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변호사와 함께 오겠다”는 교사의 말을 믿고 귀가시켰으나 이 교사는 연락을 끊고 잠적했다. 보안이 필요한 아동 관련 수사 내용 일부가 외부로 흘러나간 것도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경남경찰청 여성청소년수사계는 29일 “최근 교사들의 폭행과 추행으로 말썽이 됐던 J중학교 전 교사 K 씨(47)가 지난해 여름 제자들을 성폭행하거나 추행한 혐의가 있어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K 씨는 피해학생들을 학교 밖 모텔로 불러 성폭행하거나 숙직실에서 추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피해학생들에게는 “담배를 피우는 등 불량한 행동을 했다고 교장에게 말하겠다”며 협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K 씨는 학부모들의 항의를 받고 재직 1년 만인 2월 학교를 그만뒀다.

이후 경찰은 학생들을 상대로 피해자 조사를 마치고 지난달 초 K 씨를 불러 피의자 조서를 받으려 했으나 “그런 사실이 없고, 답변이 곤란하다. 변호사를 대동하고 오겠다”는 말을 듣고 돌려보냈다. 그러나 K 씨는 연락을 끊고 잠적했다. 경찰은 뒤늦게 K 씨를 출국금지하고 전국에 지명수배 했으나 이날까지 행방을 찾지 못했다.

경찰 관계자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에 비밀 누설 금지조항이 있어 K 씨의 구체적인 혐의와 피해사실은 확인해주기 어렵다”며 “다만 피해자 진술에 신빙성이 있어 강간 등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받았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경찰은 지난달 J중학교 H 교장(46)을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구속하고 교사 3명과 직원 2명도 같은 협의로 입건했다. H 교장은 학생들을 목검으로 구타한 혐의를 받았다. 경찰은 또 여학생 3명을 추행한 혐의로 학생들의 임시숙소 주인(62)도 구속했다.

J중학교는 2014년 3월 정원 90명으로 인가를 받아 한때 재학생이 50명을 넘었으나 현재는 30명이 채 되지 않는다. 학부모들은 최근 일련의 사태에도 학교 정상화를 위해 노력 중이다.

창원=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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