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뉴스]北 금수저들, “공주님 오셨습니다” 한마디에 찍소리 못 내고…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4월 27일 19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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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공주님 오셨습니다”
주성하 기자의 서울과 평양사이

#2
2013년 겨울 어느 날,
북한에서 내로라하는 부친 을 둔 20대 자녀들이 강원도 마식령스키장에서 신나게 놀고 있었죠.

#3
갑자기 사복 입은 건장한 남성들이 우르르 들어와 사람들을 내쫓기 시작했지만
세상 무서운 줄 모르 고 자란 ‘금수저’들이 순순히 응할 리 없었죠.
#4
화가 난 한 젊은이가 나서 소리쳤습니다.
“당신들 누구야. 우리 아버지가 누군지 알아? 중앙당 아무개 야.”
조금 뒤 한 양복쟁이가 그에게 다가가 속삭였죠.
“공주님 오셨습니다.”

#5
금수저들은 즉시 상황을 파악했습니다.
김여정이 친지들과 스키 타러 온 것이었죠.
찍소리 못 내고 ‘ 공주님’에게 쫓겨나 자존심이 상한 금수저들은
원산의 한 호텔에서 밤새워 술을 퍼마셨습니다.

#6
여정이 지금도 북한에서 공주님으로 불리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가 점점 오빠의 그늘 아래 무서운 권력자로 커가고 있다는 정황은 자주 목격됩니다.

#7
4월 15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열병식 도중
김여정이 오빠 김정은을 보좌하는 장면이 북한 중앙방송 화면에 여러 차례 등장했죠.

#8
그는 주석단 뒤쪽을 부지런히 오가며 행사를 챙겼고,
고위 간부들에게 거리낌 없이 접근해 이야기를 나눴죠.
아버지가 사망했을 때 22세에 불과했던 천진난만했던 공주는
28세인 지금 권력의 맛을 충분히 깨달은 무서운 공주로 변했을지 모릅니다.

#9
국정원은 지난해 10월 국회 정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여정이 최근 간부의 사소한 실수도 수시로 처벌하는 등 권력남용 행태를 보인다”고 보고한 바 있습니다.

#10
이쯤 되면 간부들도 자기들끼리 공주님이라고 함부로 부르기 어렵게 될 수밖에 없죠.
앞으로 여정의 호칭은 공주님에서 ‘김여정 동지’로 바뀌게 될 것입니다.

#11
오빠와 부친이 죽자 비운의 공주로 전락한 고모와 이복언니와 달리
여정은 북한의 새 실세로 등극했지만 그의 미래 역시 오빠 김정은의 수명에 달렸을 뿐이죠.

원본 | 주성하 기자
기획·제작 | 김재형 기자 · 신슬기 인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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