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듯 닮은 선후배’ 최나연-김세영, 태국 대회 동반출전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2월 27일 16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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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를 시작하기 전까지 둘 다 태권도장에서 흰 도복을 입고 심신을 단련했다. 대원외고 선후배로 태극마크를 달고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 늘 바지를 고집하는 스타일도 비슷하다. 올 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개막 후 한국 선수 2연승을 합작한 최나연(28·SK텔레콤)과 김세영(24·미래에셋)은 서로 다른 듯 보이지만 퍽 닮았다. 김세영이 우승할 때 큰 도움을 받았던 전담 캐디는 최나연과도 예전에 4년 가까이 호흡을 맞춘 적이 있다.

일찌감치 승리를 신고한 둘은 이번 주 태국 촌부리의 시암CC에서 열리고 있는 혼다 타일랜드 대회에 동반 출전했다. 김세영은 이번 대회에 자력 출전한 유일한 신인 선수다. 당초 출전 자격이 없다 올 시즌 챔피언에 오르면서 합류하게 됐다. 두 선수가 각자 우승 이후 같은 대회에 출전한 것은 이번이 처음.

27일 클럽하우스에서 만난 최나연과 김세영은 반갑게 인사하며 다시 한번 축하를 나눴다. 국내 최강으로 군림하다 미국LPGA투어 진출 후 55번째 도전 만에 첫 승을 거뒀던 최나연은 “세영이는 두 번 만에 우승을 해냈으니 대단하다. 신인답지 않게 잘 적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세영은 “나연이 언니를 비롯한 선배들이 잘 이끌어준 덕분이다. 좋은 조언을 많이 해 준다”고 고마워했다.

최나연과 김세영은 일찌감치 시즌 첫 승을 거둔 뒤 찾아올 수도 있는 방심과 안이함을 경계했다. 최나연은 “이제 좀 여유 있게 즐기면서 하자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그래서 목표를 더 높여 잡았다. 아직은 비밀이라 말하긴 곤란하다”고 말했다. 김세영은 “트로피를 안고나니 주위의 관심이 높아지고 칭찬도 쏟아졌다. 역시 이 맛에 우승하는 것 같지만 아직 멀었다. 정상을 향한 간절한 마음가짐으로 돌아가 느슨해지지 않으려고 한다”고 했다.

지난 연말까지 2년 동안 우승이 없던 최나연은 올 시즌 재도약을 다짐하며 강도 높은 훈련을 소화해 냈다. 대회 기간에도 매일 숙소 헬스클럽을 찾아 근력 강화와 유지에 공을 들이고 있다. 언어 문제가 여전히 고민이라는 김세영은 해외 투어를 돌 때도 국내에 있는 원어민 교사와 매일 화상 통화로 영어 공부를 하고 있다.

최나연은 1라운드를 1언더파로 마쳤다. 김세영은 2언더파를 기록해 언니보다 한 발 앞섰다. “언제 밥을 사달라”는 김세영에게 최나연은 “좋지. 빨리 날 잡자”며 밝게 웃었다.

촌부리=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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