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윤연]‘호국보훈의 불꽃’을 광화문광장에 세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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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8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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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연 전 해군작전사령관
윤연 전 해군작전사령관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친 호국영령을 추모하는 ‘호국보훈의 불꽃’ 건립 후보지로 선정된 광화문광장이 서울시의 반대로 암초에 걸렸다.

“관리상 어렵다”서울시 논리 해괴

2010년 12월 이재오 특임장관의 ‘호국보훈의 불꽃’ 건립 제안에 따라 국가보훈처는 2011년 8월 불꽃 건립 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국가보훈처는 올해 5월부터 ‘호국보훈의 불꽃’ 시설 건립 후보지인 광화문광장, 전쟁기념관, 국립서울현충원, 국회의사당, 청계광장, 서울광장, 여의도광장 등 7곳에 대해 전국 10만 명 대상 설문조사와 온라인 투표를 실시해 최적지로 1위를 차지한 광화문광장을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가 반대하는 이유는 불꽃 시설이 광화문광장 내 세종대왕과 이순신 장군 동상 등 기존 조형물과 어울리지 않고, 관리상 어려움이 있다는 논리지만 한마디로 ‘해괴하다’.

‘호국보훈의 불꽃’ 건립지로 광화문광장이 선정된 이유는 많은 국민이 호국정신을 되살릴 수 있는 접근성과 수도 서울의 한복판인 상징성 때문이다. 대한민국의 국가안보에 가장 위협이 되는 존재는 두말할 나위 없이 북한이다. 우리는 북한과의 대결에서 군사적, 이념적으로 싸워 이겨야 한다.

군사적인 힘은 첨단 무기체계와 장병들의 교육훈련을 통해서 얻어진다. 이념적 힘은 종북 좌파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우리 사회에서 자유민주주의의 이념이 북한식 사회주의 이념보다 얼마나 중요하며, 선열들이 얼마나 많은 대가를 치렀는지를 일깨워주는 데서 온다. 우리는 6·25전쟁, 연평해전,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 등에서 산화한 영웅을 기리는 불꽃을 바라보면서 자유민주주의의 소중함과 영웅의 희생정신을 되새길 수 있다. 자라나는 새싹들에게 ‘호국보훈의 불꽃’은 국가안보의 중요함을 교육하는 좋은 이정표가 될 것이다.

미국 워싱턴의 알링턴 국립묘지, 프랑스 파리의 개선문광장, 호주 캔버라의 전쟁기념관, 러시아 모스크바의 알렉산드로프 공원에 있는 ‘호국의 불꽃’도 모두 그 나라의 수도 한복판에 있다.

서울시는 남산을 대체지로 제시하지만 이 제안도 이해할 수 없다. 넓은 광화문광장을 두고 왜 한적한 산으로 간단 말인가. 많은 충혼탑이 산에 있지만, 그곳은 6·25전쟁의 격전지였고 순국영령을 추모하는 곳이다. 그러나 ‘호국보훈의 불꽃’은 충혼탑이 아니라 호국정신을 함양하는 곳이기 때문에 남산에 건립할 이유가 없다.

‘호국보훈의 불꽃’이 광화문광장에 건립되면 세종대왕과 이순신 장군의 기존 조형물과 오히려 더 잘 어울린다. 외국의 경우에도 꺼지지 않는 ‘호국의 불꽃’ 주변에 영웅이 즐비하다. 나라를 위해 헌신하신 분들 중 세종대왕과 이순신 장군만 한 분도 없지 않는가. 광화문광장은 서울시만의 광장이 아니라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광장이다. 우리 선열들은 광화문광장에서 만세를 부르며 조국 광복의 기쁨을 표출했다. 대한민국 정부의 공식선언도 광화문광장에서 이루어졌다. 6·25전쟁 당시 두 번이나 서울을 빼앗겼을 때 얼마나 많은 장병이 피를 흘리며 서울 탈환을 위해 목숨을 바쳤는가. 그곳에서 꺼지지 않는 불꽃이 타올라야 한다.

광화문은 대한민국 상징하는 광장

‘호국보훈의 불꽃’을 제안한 지 2년째인데 자리도 못 구하는 현실이 부끄럽기만 하다. 정당한 절차를 밟아 광화문광장에 건립을 요구한 국가보훈처의 제안을 거부하는 서울시의 행태 또한 이해할 수 없다.

서울시는 논리적인 문제를 떠나 애국심의 자세로 검토해주기 바란다. ‘호국보훈의 불꽃’은 국가를 위해 희생한 영웅들의 영령을 기리고, 지금도 조국의 땅과 바다와 하늘에서 땀 흘리는 국군 장병들에게 자부심을 줄 수 있는 계획이다. 꺼지지 않는 불꽃이 광화문광장에 하루 빨리 들어설 날을 기대해 본다.

윤연 전 해군작전사령관
#호국보훈의 불꽃#광화문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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