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편지/김형관]어린이 영화 상영관서 낯뜨거운 소주 광고라니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2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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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어린이가 많이 본다는 애니메이션 영화를 보러 갔다. 관객의 3분의 2가 어린이였다. 그런데 영화 시작 전에 방영되는 광고를 보고 놀랐다. 영화관에서 광고를 상영하는 것은 문제가 아니겠지만 내용이 민망했다. 낯 뜨거운 선정적 광고가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난감했던 것은 술 광고다. 깊이 파인 상의와 짧은 치마를 입은 모델들이 몸을 흔들면서 소주를 마시라고 권하는 내용이었다.

우리 아이들이 이런 광고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걱정스러웠다. 어려서부터 이렇게 술 광고를 자연스럽게 접하면 무의식적으로 술에 대해 친근하고 관대하게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상황이 ‘음주공화국’으로 불리는 우리나라의 현실과도 무관한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린이용 영화를 상영할 때 술 광고는 제외하는 것이 소비자의 호응을 얻는 길이 아닐까. 기업과 극장 모두 고민하고 실행해야 할 대목이라고 생각한다. 교육은 백년지대계라고 하는데 거창한 구호보다는 현실 속 작은 것부터 실천하는 게 중요하다.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위한 작은 배려가 아쉽다.

김형관 서울 영등포구 양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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