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2플러스/장규수 박사의 ‘스타시스템’ ]연예인의 활동시기도 전략이다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월 10일 14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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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의 연예활동 시기는 어떻게 정해질까?
●여전히 대중문화 시장의 중심은 '방송' …

2012년이 밝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지난 한해를 되돌아보며 새로운 한해를 계획한다. 정부와 대기업도 새해의 비전을 발표하고, 언론은 재미있는 순위 결과를 발표하며 새로운 한해를 점치기도 한다.

연예계도 마찬가지로 일 년의 계획을 세우고 새로운 한 해를 시작했다.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연예인들도 자신의 영역에 맞는 연예활동을 계획하며 준비하는 것이다.

대중들은 자신들이 좋아하는 스타가 언제, 어디에 나오는지 궁금해 하는데, 연예인의 활동시기, 즉 데뷔나 컴백의 시기도 철저한 계획 아래 결정된다.

■연예 활동은 시기가 중요하다.

대중문화콘텐츠도 일반적인 산업과 마찬가지로 생산과 더불어 유통도 중요하다. 연예인의 활동도 마찬가지인데, 언제 데뷔하느냐 또는 컴백하느냐는 연예인의 활동에 있어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연예인은 미디어에 노출되어 대중과 만나는 시기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추석연휴나 크리스마스 시즌에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가 개봉하니까 어지간한 중소 규모의 영화들은 개봉시기를 조정하는 것과 비슷하다. 연예인들도 자신의 인지도와 이미지에 따라서 활동시기를 결정해야 된다.

연예계에서는 보통의 경우에 스타는 하반기에 신인은 상반기에 연예 활동을 주력하는 경우가 많다. 왜냐하면 연예활동은 미디어를 통해서 진행되고 인기순위와 광고 섭외 등의 시기를 함께 고려해야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인기가 높은 스타들은 주로 일 년 중에서 하반기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경우가 많다. 상반기에 활동하여 인기몰이를 하는 것보다 하반기에 활동하며 대중에게 인지도를 확보하는 것이 연말시상식 때 더욱 유리하게 작용하기 마련이다.

게다가 다음해의 광고모델 섭외가 연말에 집중되기 때문에 하반기에 인기몰이를 하며 연말시상식에서 인기를 증명 받는 것이 광고출연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높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반면에 신인들은 스타들에 비해 하반기에 설 무대가 극히 좁다. 따라서 상반기에 활동을 주로 할 수 밖에 없다. 봄부터 여름까지 계속 활동하며, 스타들이 꺼려하는 여름의 야외촬영까지 소화하게 된다.

하지만, 특별한 시장을 노리는 연예인들도 있다. 특히 가수들이 그런 경우가 많은데, 예를 들면, 매년 여름에만 나와서 여름시즌에 어울리는 음악으로 활동하는 가수가 있는가 하면 명절마다 효도콘서트 등을 하는 성인가수들도 있다.

이렇게 연예인들도 자신들의 연예활동에 적합한 주위환경을 고려하여 활동시기를 결정하게 된다.

쿨은 여름마다 활동해 아직까지도 여름을 대표하는 그룹으로 언급된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쿨은 여름마다 활동해 아직까지도 여름을 대표하는 그룹으로 언급된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방송은 연예활동의 중심

연예활동의 시기는 방송사의 개편시기와도 맞물린다. 방송사는 대부분 봄과 가을 두 차례 개편을 하며 새로운 프로그램들을 선보이는데, 연예인들이 대중에게 가장 어필할 수 있는 매체가 방송임을 부인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알다시피 방송사는 기존의 프로그램 중 시청률이 낮거나 변화가 필요한 프로그램을 개편 때 종영하고, 새로운 프로그램으로 대체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일명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시청자의 반응을 살피기도 하고, 전략적으로 대형 프로그램을 제작하기도 한다.

따라서 방송의 중심인 여의도를 중심으로 연예계 종사자들도 함께 움직이기 마련이다.(요즘은 일산이나 상암동 광화문으로 확장되기도 한다)

어찌 보면 이러한 사이클은 신문, 잡지, 공연 등 관련 산업들도 함께 영향을 끼친다. 방송사의 사이클에 따라서 연예인들이 움직이게 되고, 이러한 연예인들의 연예활동에 대한 관심을 자연스레 신문, 잡지 등의 매체들이 대중에게 전달하는 것이다.

하지만 요즘처럼 외주제작사의 활동이 활발한 시점에서 방송편성에 관한 예측은 아주 어렵다. 프로그램이 제작될 때 특정 방송사의 편성을 염두에 두고 제작되지만 추후 변경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어떤 스타들은 계획했던 활동시기보다 훨씬 늦게 대중에게 노출되는 경우도 많고 이러한 경우에는 매니지먼트의 계획에 차질이 생기기도 한다.

영화나 음반 등의 활동은 더욱 불투명하다. 제작기간도 오래 걸리고 여러 가지 상황에 따라서 개봉이나 출시의 시기가 조정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따라서 연예인의 활동 시기는 방송프로그램의 개편시기인 봄과 가을을 기준으로 대부분 계획하게 되며, 영화, 음반, 공연 등 콘텐츠의 제작과 유통과정에서 조금씩 변화가 있다.

■인기와 수익 창출의 척도는 광고출연

이러한 연예인의 활동 시기는 결국 연예활동으로 인한 보상으로 귀결된다. 대중에게 인기를 얻기 위해서 미디어를 통한 노출을 극대화하고, 높은 수익 창출을 하는 것이다.

따라서 인기연예인 즉, 스타들은 광고시장의 사이클도 매우 중요하게 체크하며 활동하게 된다. 자신의 이미지에 맞는 광고시장을 미리 예상하고 그에 맞는 활동과 활동 시기를 결정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아름다운 외모를 내세운 여성 연기자라면 연말에 다음해의 의류, 화장품 광고계약을 염두하고 장기적인 연예활동과 광고모델 활동을 함께 고려해야 될 것이며, 가창력으로 승부하는 가수라면 연말 콘서트를 주력으로 활동계획을 세워야 한다.

그런데 어떤 스타들은 일 년에 단 한 편의 영화나 드라마에 출연하거나 심지어 몇 년 동안 활동을 전혀 하지 않으면서도 광고에만 얼굴을 내미는 경우도 있다. 이들도 나름대로의 환경을 분석하며 자신의 이미지를 매니지먼트하고 있다.

사실, 누구도 넘볼 수 없는 톱스타의 위치에 오르면 추락을 걱정하기 마련이다. 현재의 인기로 인해서 광고가 밀려드는데 굳이 성공을 보장할 수도 없는데 다음 작품에 급하게 출연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특히 뛰어난 외모로 광고시장에서 일정 부분을 보장받는 스타들의 경우는 더욱 그렇다. 그냥 조용히 있어도 대중에게 좋은 이미지의 광고로 얼굴을 계속 내밀 수 있고, 수익도 보장되는데 괜히 사서 고생하거나 리스크를 안을 필요가 없는 것이다.

필자는 인기를 얻게 된 신인 스타가 후속작품에 출연하는 시기를 제대로 결정하지 못하거나 과도하게 빨리 이미지를 바꾸려고 무리수를 쓰는 경우를 볼 때, 아주 안타까움을 느낀다. 아직 신인임에도 불구하고 냉정한 판단을 하지 못하고 어렵게 구축한 이미지를 왜 성급하게 무너뜨리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연예인이 인기를 구사할 때, 연예인이나 매니지먼트 관계자들이 매일 엄청난 스케줄을 소화하며 시간이 지루하고 새로운 시도를 하고 싶은 욕망이 생긴다. 그러나 스타들은 자신의 입장으로 편협하게 생각하여 연예활동을 결정할 것이 아니라, 철저하게 대중의 관점과 시장의 흐름을 파악하고 자신의 활동시기를 결정해야한다.

따라서 이미지의 변화를 주는 시기도 매우 신중하게 결정해야할 문제다.

장규수 | 연예산업연구소 소장 gyus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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