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테나]日동계올림픽 TV중계료 협상 난항

  • 입력 1998년 1월 8일 09시 44분


○…2월 7일 개막되는 일본 나가노 동계 올림픽을 앞두고 TV중계료 협상이 지지부진해 각 방송사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한국방송협회에 예년의 두배가 넘는 50만 달러(약 9억원, 1달러 1천8백원기준)를 요구하면서 위성 방송중계료도 따로 챙기겠다고 나왔기 때문. 올림픽은 매번 TV 3사가 코리아풀 형식으로 공동 취재하며 중계료 협상이나 일정 등은 협회차원에서 진행되는 것이 상례였다. ○…IOC가 이처럼 큰 돈을 요구하는 이유는 한국이 ‘선진국의 모임’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회원이어서 그들과 같은 수준을 부담해야 한다는 것. 특히 겨울 스포츠의 특성상 아시아방송연맹(ABU)회원국중 일본과 한국을 빼면 목돈을 확보할 곳이 거의 없다는 속사정도 있다. 또 방송 시간도 개최지와 같아 중계 프로그램의 상품 가치가 높다는 점도 이유로 들고 있다. 위성 방송의 중계료를 별도로 요구하는 것은 또다른 문제. 올림픽위원회는 이에 대해서도 당초 수십만 달러를 요구하다 수만 달러 수준으로 낮췄다. 위성 방송을 하고 있는 KBS는 그러나 시험 방송임을 근거로 중계료 요구는 부당하다는 입장. 특히96년 애틀랜타 하계 올림픽때는 별도 돈을 주지 않았다는 사례를 강조. ○…이에 대해 방송협회는 방송사들이 국제통화기금(IMF) 한파를 넘기 위해 초긴축 경영에 들어선 마당에 ‘50만 달러+α’는 적지 않은 부담이라는 입장. 게다가 동계 올림픽은 쇼트 트랙과 스피드 스케이팅을 빼고는 국내 시청자들에게 큰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으므로 중계를 포기하거나 국익 차원에서 상대적으로 값싼 케이블 TV에 맡기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협회는 그러나 공중파TV가 중계를 포기할 경우 올림픽 취재도 제한받고 시청자들에게도 지나치게 주눅드는 분위기를 조장할 수 있다며 일단 이번주내 올림픽위원회와 ‘돈높이’를 조정해볼 방침이다. 〈허 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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