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성 쑥쑥]<1>미술놀이

  • 입력 2005년 3월 17일 19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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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정미 씨와 아이들이 벌이는 미술놀이 ‘색종이 그림-마티스 따라하기’. ①초등 4년 미술교과서 ‘색의 느낌’ 편과 마티스의 화보집을 보며 도화지에 색종이를 오려 붙인다. ②색종이 대신 좀 더 큰 컬러 시트지를 여러 가지 모양으로 오린다. ③여러 가지 모양의 컬러 시트지를 거실 중문 유리창에 붙여 장식으로 활용한다. 김동주 기자
손정미 씨와 아이들이 벌이는 미술놀이 ‘색종이 그림-마티스 따라하기’. ①초등 4년 미술교과서 ‘색의 느낌’ 편과 마티스의 화보집을 보며 도화지에 색종이를 오려 붙인다. ②색종이 대신 좀 더 큰 컬러 시트지를 여러 가지 모양으로 오린다. ③여러 가지 모양의 컬러 시트지를 거실 중문 유리창에 붙여 장식으로 활용한다. 김동주 기자

《창의성이 유아교육계의 화두다. 단순히 공부를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 창의적인 인물이 미래사회를 이끈다는 인식 때문이다. 창의성은 지능지수(IQ)와는 다른 개념이다. 창의적인 아이로 키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미술(공간) 언어 음악 신체 자연탐구 논리(수학) 대인관계 영역 등을 시리즈로 소개한다.》

‘모든 어린이는 예술가다. 문제는 어떻게 하면 그 아이가 어른이 되어서까지 예술성을 간직할 수 있느냐하는 것이다.’ (파블로 피카소)

미술을 전공한 주부 손정미(41·경기 용인시 구성읍) 씨는 두 딸 승은(12·초등 5년) 승민이(9·초등 2년)와 틈만 나면 미술놀이를 즐긴다.

손 씨가 유아미술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승은이가 태어나면서부터. 아이의 발달단계에 맞춰 함께 놀 수 있는 것을 찾다보니 자연스레 미술교육으로 이어졌다.

손 씨는 “아이들은 본능적으로 표현의 욕구를 지니고 태어난다”며 “맘껏 표현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 미술교육이고 창의성교육”이라고 강조한다.

특히 엄마와 하는 미술놀이는 그때그때 아이의 흥미에 맞출 수 있어 좋다고. 미술놀이에는 그리기 만들기 찍기 꾸미기 같은 미술활동이 모두 동원된다.

풀에 물감을 풀어 손가락 그림 그리기, 물감으로 신문지에 발도장 찍기, 폐품을 이용해 얼굴 만들기 등 쉽게 할 수 있는 것들이다.

엄마가 외출했다면? 아빠는 ‘미미미리미리뽕’ 놀이를 하면서 관심을 끈다.

“그림 그리기 좋아하는 승민이 손으로 아빠 손 좀 그려줄래?”

아빠 손을 도화지 위에 올려놓고 본뜨듯이 그린다. 한쪽은 손바닥을, 한쪽은 손등을 그린다. 돋보기를 대고 관찰하면서 아빠도 아이 손을 대고 그린다.

이때 아빠는 여러 대답이 나올 수 있는 질문을 한다. 많은 대답 속에 기발한, 독특한 대답이 나오면 그게 바로 창의성이다.

손 씨는 10여 년의 미술놀이 경험을 바탕으로 어린이 놀이정보 사이트 ‘놀자아’(noljaa.co.kr)에서 ‘이요르의 미술놀이’라는 게시판을 운영하고 있다. 무슨 미술놀이를 할지 막연할 때 도움이 된다.

미술교육은 언제쯤 하는 것이 좋을까. 손 씨는 “초등 2년까지는 교과서에 미술 음악 체육이 ‘즐거운 생활’ 한권으로 묶여있고 초등 3년부터 과목이 분리되면서 정식으로 미술교육이 시작된다”며 “그전에는 즐겁게 놀면서 미술을 접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도 통합적 미술교육 접근법을 강조한다.

신화식(유아교육과) 한양여자대 교수는 “미술교육을 한다고 그림만 그리게 할 것이 아니라 주제를 다양하게 탐색하고 표현하게 함으로써 창의성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한다.

신 교수가 통합적 미술교육방법의 효과를 분석하기 위해 4, 5세 유아 40명을 대상으로 4주간 이 방법으로 교육한 결과 그림그리기만 반복한 유아보다 창의적 표현력의 점수가 높았다.

26일 전남대에서 열리는 한국유아교육학회 정기학술대회에서 ‘창의성 연구동향’에 대해 발표하는 신 교수는 “집에서나 유치원에서 유아들의 확산적 사고와 기발한 아이디어를 촉진하고 유아 스스로 자신의 아이디어에 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환경이 조성돼야한다”고 강조했다.

김명희(교육학과) 한양대 교수도 “창의적 인물들은 어려서부터 보통사람과는 다른 특성과 성장과정을 보인다”고 소개했다.

다중지능이론을 설파한 하워드 가드너(교육학과) 하버드대 교수는 “창의적인 사람은 적어도 두 가지 지능이 혼합된 형태의 능력을 나타내며 최소한 그 중 하나는 그 영역에서 다소 비정상적으로 뛰어나다”면서 공간영역의 창의적 천재로 피카소를 꼽았다.

피카소는 유년시절에 △시각적으로 세세한 부분과 색채의 배합을 알아내고 △공간구성에 대해 사유하고 △현실적인 장면이든 그림속의 장면이든 자신이 본 것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다른 사람들의 세계에 주의를 기울이는데 뛰어난 능력을 나타냈다는 것이다.

미술시험에서도 창의성이 필요한 시대다.

예술고교에 다니는 입시생을 지도한 한 과외교사는 “한 미술대 입학시험에 실기시험 주제로 ‘봄’이 나왔다. 시험에서 ‘봄’을 상징하는 꽃 나비 풀을 다 빼라는 전제를 달았더니 대부분의 입시생들이 당황해 시험을 망쳤다”고 털어놓았다.

김진경 기자 kjk9@donga.com

▼미술놀이 이렇게 하세요▼

1. 아이에게 '이런 걸 만들어라'하고 말하지 않는다 -단순한 낙서에도 가치가 있다.

2. 다양한 재료를 준비해 준다 -자유롭게 재료를 탐구하고 스스로 기술을 터득하게 한다.

3. 아이가 처음부터 끝까지 혼자서 활동을 마무리하도록 한다 -아이는 경험하면서 배운다.

4. 3명이 넘지 않는 선에서 소그룹으로 한다 -집중해서 보살펴야 하기 때문이다.

5. 아이가 경험을 반복할 수 있게 해 준다 -같은 미술활동을 반복함으로써 기를 수 있는 집중력과 실험정신은 창의력에서 빼 놓을 수 없는 요소다.

자료: ‘비지북 101’(동아일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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