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창]"한국축구 처음부터 다시"

  • 입력 2000년 9월 21일 19시 53분


또 이런 일이 일어나고 말았다.

98프랑스월드컵축구대회 도중 성적 부진을 이유로 차범근감독이 중도 하차한데 이어 이번 시드니올림픽에서도 허정무감독이 8강 진출 실패의 책임을 지고 사퇴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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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정무감독 사의

대한축구협회의 공식 절차가 남아 있어 대표팀 감독 사퇴 여부의 최종 결정은 좀 더 두고봐야 하는 상황이지만 평소 허감독은 “올림픽에서 성적이 나쁘면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어 향후 축구대표팀 운영은 새 코칭스태프를 구성해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축구전문가들은 이번 시드니올림픽에서 한국이 2승1패로 비교적 좋은 성적을 거두고도 8강 진출에 실패한 것은 98프랑스월드컵 때와 마찬가지로 훈련과 선수 관리에 문제점이 있는 것으로 지적하고 있다.

98월드컵 때 첫 경기를 앞두고 ‘부동의 골잡이’ 황선홍이 부상을 입어 뛰지 못해 전력에 큰 공백이 생겼고 이번 시드니올림픽에서는 ‘수비의 핵’ 홍명보가 부상으로 갑자기 빠져 역시 제 전력을 가동하지 못했다. 또한 평가전에서는 펄펄 날던 선수들이 막상 본경기에서는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허둥된 것도 98월드컵의 재판.

이처럼 한국축구의 반복되는 고질적인 문제점을 해결하는 방안으로 외국의 명 지도자를 영입해야 한다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92바르셀로나올림픽을 앞두고 독일의 축구대부 크라머씨를 총감독으로 영입한 적이 있고 96애틀랜타올림픽에는 러시아의 비쇼베츠감독이 한국대표팀 감독을 맡아 소기의 성과는 거두지 못했지만 그래도 한국축구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일본이 프랑스 출신의 트루시에감독을 영입해 이번 시드니올림픽에서 8강에 가뿐하게 오르는 등 최근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어 외국인 지도자 영입은 2002년 월드컵 개최를 앞둔 한국축구에 새로운 자극제가 될 전망.

축구대표팀은 10월4일부터 7일까지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열리는 4개국 친선대회와 제12회 아시안컵축구대회(10월12∼29일·레바논)에 출전하고 한일 정기전(12월20일)을 대비해야 한다.

<권순일기자>stt7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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