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정상의 2차 만남은 6·12 싱가포르 1차 회담 이후 교착상태에 빠진 비핵화 논의의 물꼬를 ‘톱다운’ 방식으로 터 추동력을 달아줄 것으로 기대돼 왔다. 싱가포르 회담 이후의 난맥상은 북한 체제 특성상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직접 나서야만 비핵화 진전이 가능함을 보여준다. 따라서 북-미 2차 정상회담은 김정은으로 하여금 지난 세 차례의 남북 정상회담과 싱가포르회담에서 했던 모호하고 수사(修辭)적인 수준의 비핵화 언급 대신 진정성 담긴 실행 의지를 밝히도록 할 중요한 기회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지난달 30일 한미 정상회담에서 “바라는 바를 이뤄주겠다는 메시지를 김정은에게 전해 달라”고 했다고 문재인 대통령이 어제 기내간담회에서 밝혔다. 비핵화를 제대로 하면 안전보장, 경제지원 등을 해준다는 의미다. 트럼프 대통령은 2차 정상회담이 열리면 비핵화와 안전보장, 관계 정상화 등을 선후적으로 어떻게 주고받을지 타임테이블을 논의할 용의도 밝혔다고 한다. 김정은을 비핵화 약속 이행으로 이끌기 위해 한미 양국이 최대한의 성의를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
김정은의 서울 답방도 비핵화 목표 달성이라는 큰 그림 속에서 이뤄져야 한다. 문 대통령은 어제 “김 위원장 답방에 국론 분열은 있을 수 없다. 모든 국민이 쌍수로 환영해 주실 것”이라고 했지만 연내 답방 성사라는 목표에 집착하다 보면 물거품처럼 사라질 장밋빛 포옹밖에 남지 않을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