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 채우기 급급B 씨 사례는 본인에게 할당된 명목상의 실적만 신경 쓰게 하는 공무원 성과 지표와 평가 시스템의 전형이다. 정부에서 이뤄지는 성과 평가가 대부분 숫자 채우기로 이뤄지고 있는 게 이 같은 현상을 유도하는 이유 중 하나다. 새 제도를 도입한 뒤 ‘○○건’의 실적을 올렸다고 홍보하거나 이미 정해진 정책을 그럴듯하게 재포장해 정부 대책의 가짓수를 늘리는 식이다. 숫자를 채우는 데 급급하다 보면 정부 정책이나 서비스의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뜻있는 공무원을 좌절하게 하는 요인이다.
고무줄 잣대로 실제보다 성과를 부풀리거나 처음부터 목표치를 낮게 잡아 성과가 높게 보이도록 하는 관행도 만연해 있다. 이창길 세종대 행정학과 교수는 “실제로 나타나는 정책 효과가 더 중요한데 계량적 수치 중심으로 성과를 평가하다 보니 숫자 채우기에만 급급해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고도예 yea@donga.com / 세종=주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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