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판결 ‘제2의 탄핵’”…노사모 등 친노세력 장외투쟁

  • 입력 2004년 10월 23일 11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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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등 친노 세력이 헌법재판소의 신행정수도건설특별법 위헌 결정을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제2의 탄핵’으로 규정하고, 헌재를 규탄하는 장외 투쟁에 나서기로 하는 등 본격적인 세 결집에 나섰다고 인터넷 신문 프레시안이 보도했다.

노사모(대표 심우재), 국민의 힘(공동대표 심화섭, 김명렬), 노하우21(대표 명계남) 등 친노 매체 관계자들은 22일 밤 긴급 온라인 회동을 갖고 ‘개혁후퇴저지를 위한 개혁네티즌 비상회의’를 구성하고, 헌재의 위헌 결정에 공동 대응키로 했다.

이들은 네티즌들을 상대로 ‘수도 이전은 관습헌법을 위배한 위헌’ 헌재 판결과 관련, 부당성을 설파하는 한편, ‘개혁후퇴 저지를 위한 개혁 네티즌.시민연대’를 구성해 지속적인 활동을 벌일 예정이다.

이들은 또 지방분권운동 등 시민단체들이 오는 28~29일 경 개최하는 헌재규탄대회에도 적극 참가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광화문 등지에서 열려온 대규모 촛불시위는 없을 전망이다.

이와 관련 노사모는 23일 홈페이지에 ‘근조, 사망 대한민국 헌법’이라는 공지를 올리고 25일 오후 헌법재판소 부근에서 ‘위헌판결 규탄대회’를 열기로 했다고 밝혔다.

노사모는 공지에서 “헌재 판결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저버린 시대착오적 판결이다. 관습은 중요하고 대한민국의 미래는 중요하지 않단 말인가”라며 “헌재는 국론분열의 책임을 지고 즉각 해산하라”고 비난했다.

노사모는 이어 “한나라당과 수구언론 등 이 땅의 기득권 세력이 힘을 모아 실행한 개혁저지 총력전에 헌법재판소가 동참했다”면서 “이번 판결은 저강도의 탄핵”이라고 주장기도 했다.

노사모는 “헌재의 정치적인 판결에 통쾌해하고 있을 친일-독재-부패 수구집단이여 오늘만 기뻐하라”며 “개혁은 내일부터 다시 시작된다”고 주장했다.

정치 웹진 ‘노하우 21’의 대표인 명계남씨는 ‘우리가 헌재를, 기득권세력을 탄핵한다’는 제목의 글을 통해 “엄숙한 법복 속에 더러운 이무기 몸통을 숨긴 채 높은 의자에 깊숙이 기대어 근엄한 얼굴로 수구꼴통이 궤변을 지껄인다”며 헌재를 깎아내렸다.

‘교수임용 청탁’ 파문으로 물의를 빚었던 친노사이트 ‘서프라이즈’도 편집진까지 나서 헌재 결정에 대해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편집위원 공희준씨는 ‘JP만 있었어도’라는 글에서 “경국대전까지 들먹이며 얼토당토않은 궤변을 펼치는 걸 보면 헌재의 강남판사들도 어지간히 급했나보다”라며 “그들은 강남부자들의 이익을 일방적으로 대변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관습헌법' 비아냥 패러디 ‘봇물’▽

이와는 별도로 수도이전에 찬성하는 네티즌들은 헌재가 위헌근거로 내세운 ‘관습헌법론’을 부정하며 이를 비꼬는 패러디를 집중 양산해 내며 반발하고 있다.

네티즌들은 ‘수도는 곧 서울’이란 점이 관습상 헌법의 지위를 갖는다면 ‘성매매’도 관습헌법에 해당돼 ‘성매매 특별법은 위헌’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헌법재판소 정문 현판에 ‘관행ㆍ관습’이라는 글자를 넣어, 기관의 이름을 ‘헌법제작소’라고 고친 패러디 사진을 올려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밖에 김갑수 열린우리당 부대변인 등이 언급한 ‘새 고시과목, 경국대전·관습헌법’을 비롯해 ‘대한민국 헌법은 경국대전’, ‘오랫동안 낮에 일하고 밤에 자온 관습을 부정하는 야근은 위헌’ 등 패러디들이 인터넷 상에서 퍼지고 있다.

또한 네이버 등 포털 사이트에는 헌법재판관 탄핵추진 시민모임(cafe.naver.com/heonjaetanhaek.cafe) 등이 결성되는 등 헌재의 위헌 결정에 반대하는 네티즌들의 움직임도 구체화되고 있다.

연합·최현정 동아닷컴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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