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 쟁점]안산시 대규모 경정장 건립 추진

  • 입력 2003년 1월 8일 19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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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수화 계획이 폐지된 이후 생태계가 서서히 복원되고 있는 시화호. 경기 안산시가 경정장 건립을 추진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동아일보 자료사진

경기 안산시가 시화호에 대규모 경정장 건립을 추진하자 시의회와 시민, 환경단체 등이 반발하고 있다.

시는 친환경적인 경정장을 만들어 세수(稅收)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고용을 창출해 지역경제를 활성화할 방침이라고 8일 밝혔다.

이에 대해 시민 환경단체는 되살아나는 시화호를 훼손하고 사행산업을 확산할 우려가 있다며 반대하고 있다.

▽경정장 추진=지난해 선거 때 이를 공약으로 내건 송진섭(宋振燮) 안산시장은 당선 이후 본격 추진에 나섰다.

시는 2650억원을 들여 사동 옛 사리포구 일대 수자원공사 소유 8만6000평에 길이 700m, 폭 140m 규모의 모터보트 경기장과 1만㎡ 규모의 계류장, 1만석 규모의 관람석 등을 갖춘 경정장을 만들 계획이다. ▶약도 참조

시는 올해 경정사업 세부 계획안을 만들어 문화관광부에 경정사업 시행허가를 받은 다음 내년에 착공해 2006년 6월까지 완공할 예정이다.

시는 경정장이 건립되면 2007년 연간 2600억원대의 매출을 올려 세수입이 123억원에 이르고 2015년에는 세수입이 950억원 정도 될 것으로 전망했다.

▽시민 환경단체 반발=경정장이 들어설 지역은 천연기념물 제205호 노랑머리저어새 등 각종 철새가 3만∼5만마리씩 몰려들고 천연기념물 제414호로 지정된 공룡화석지와도 인접해 훼손이 우려된다는 것.

더구나 실내경마장이 있는 상태에서 경정장마저 들어서면 인근 반월시화공단 근로자들의 근로 의욕은 더욱 떨어지고 도박중독자와 범죄가 많이 생기는 등 사행산업 확산에 따른 부작용이 예상된다는 지적이다.

안산 경실련 김삼현 사무국장은 “시화호에 대한 종합적이고 장기적인 계획 없이 세수입만을 위해 경정장을 건립하는 것은 문제”라며 “시화호는 생태공원 등 친환경적으로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망=시는 지난해 말 경정사업 세부계획 용역비로 8000만원을 계상했으나 시의회가 전액 삭감했다.

시의회는 시장이 공약이라는 이유로 시민들의 의견도 수렴하지 않고 졸속으로 사업을 추진했으며 도박산업 확산에 따른 부작용이 우려된다고 삭감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시는 시의회와 시민단체 등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5월경 추가경정예산에 경정사업 용역비를 다시 반영할 방침이라고 밝혀 경정장 추진에 따른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한편 1, 2대 민선시장 때는 경정장 건립예정지 일대를 컨벤션센터, 테크노파크, 항공테마파크 등으로 개발하는 계획이 제시됐었다.

안산=남경현기자 bibul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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