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숲]전북 남원시 운봉읍 행정리마을

  • 입력 2000년 12월 12일 16시 46분


역사성, 자연성, 고유성, 경관미를 선정기준으로 삼았던 '아름다운 마을 숲' 부문에서 대상을 받은 전북 남원시 운봉읍 행정리 마을.

지난 10월 10일 행정리 마을의 신청을 받아 서류심사를 거쳐 30일 본격적인 심사를 위해 심사단은 이곳을 찾았다.



▶남원시 운봉읍 행정리 450평 임야에 200년이상된 서어나무,느티나무 등이 숲을 이루고 있다.

심사단이 가지고 있는 행정리에 관한 정보라고는 약 200평의 면적에 200년전쯤부터 조성된 서어나무 100본 정도가 심겨져 있고 마을에서 관리한다는 내용이 전부인 참가신청서 달랑 한 장과 사진 여섯장 뿐이었다.

빈약한 자료를 들고 10월의 끝자락 늦은 오후 드디어 행정리 마을에 도착한 심사단은 막 추수가 끝난 시골마을의 여유로움을 느낄 수 있었다.

이장에게 전화로 대강 설명을 들은대로 정말 마을 입구에 동그스름한 모양을 하고 있는 숲이 있어서 마을을 찾긴 그리 어렵지 않았다.

심사단 모두 숲 가까이에 들어서면서 느낀 것은 '이 숲이 어떻게 아직까지 이렇게 남아 있을 수 있는가'하는 의문과 감탄이었다.



▶행정리 마을입구에 숲을 이루고 있는 서어나무들

숲 바닥에 깔린 노랗지도 않고 붉지도 않은 잎들은 마치 양탄자를 깔아놓은 듯 했고, 때마침 약간의 바람까지 불어 흩날리듯 떨어지는 나뭇잎의 모습은 경이롭기까지 했다.

그렇게 감탄해 마지 않던 차에 조금후 마을 이장과 연로한 마을노인 두분, 그리고 마을에서 제일 젊다는 전 이장이 나왔다.

심사단의 최대 궁금증이었던 '언제부터 이 숲이 있었냐'는 질문에 팔순이 다 된 노인은 "내가 어렸을적에도 이 나무들이 있었고 지금도 그 때 그 모양 그대로야"라고 말했다.

마을 노인에 의하면 예전에는 마을사람 전부가 모여서 추수가 끝나면 마을의 안녕과 평화를 바라는 당산제를 지내기도 했었다고 한다.

450평의 마을림으로 등록되어 있다는 서어나무 군락은 나무들이 200년이 훨씬 넘었을것이라는 이장의 설명을 들어서인지 그 역사가 말해주는 웅장함과 장대함을 느낄수 있었다.



▶울퉁불퉁 튀어나온 팔뚝처럼 생겨 머슬트리(Muscle tree)라 불리우는 서어나무

특히 나무들은 서어나무 수피의 특색인 회색에 검은 얼룩이 섞여 마치 보디빌더의 팔뚝 근육처럼 울통불퉁 튀어나와 일명 머슬 트리(Muscle tree), 즉 근육나무라 불리는 모습 그대로였다.

식물 '천이' 과정의 마지막 단계에서 적당한 습도와 온도를 가진 토양 위에서 안정된 산림 군락을 이루는 것을 극상림이라고 한다.

바로 산림 생태계에서 아주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는 극상림을 구성하고 있는 나무가 바로 이 서어나무이다.

그런 서어나무들이 마을 입구에 숲을 이루고 있다는 것은 이 행정리 마을의 축복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전 이장은 "이런 아름다운 숲이 그대로 방치되는 것 같아 안타까워 이 숲을 지켜야겠다는 생각에서 행사에 참가했다"고 말했다.

마을에서 가장 나이가 많다는 한 노인은 한 곳을 가리키며 "이 곳이 바로 얼마전에 춘향전 영화를 촬영한 곳이야"라며 심사단에게 자랑을 하기도 했다.

아름다운 자연과 사람이 공생하고 전통문화가 계속해 발전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선정한 아름다운 마을 숲.

그 중에서 마을과의 연계성과 향토성의 측면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아 대상으로 선정된 이곳 행정리 마을.

이곳을 다녀온지 벌써 한달이 넘었지만 이곳의 아름다움은 심사단에게 지울 수 없는 기억이었다.

심사를 끝내고 이곳을 떠나는 심사단의 마음은 한결같았다.

모두 이곳을 포함해 전국의 모든 숲들이 마을 사람들의 계속적인 관심과 노력으로 대대손손 그 아름다움이 전승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뿐이었다.

홍혜란/생명의숲 사무처장 forestfl@chollian.net

<아름다운 숲 가꾸기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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