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GO현장]日시민단체회원 매향리 방문

  • 입력 2001년 5월 18일 19시 48분


"이렇게 마을이 가까운 곳에서 어떻게 폭격 연습을 할 수 있습니까?"

18일 오후 4시경 경기도 화성군 매향리에 도착한 일본 가나가와현 시민단체 회원들은 농섬 앞바다 갯벌에 쌓여진 포탄들을 직접 만져보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매향리 주민들의 미공군 폭격장 반대운동을 배우기 위해 지난 17일 입국한 '미군기지 반대와 한반도 평화 기행단' 일행 14명은 12kg짜리 소형 포탄에서 눈을 떼지 못한 채 '매향리 미공군 폭격장 철폐 공동대책위원회' 전만규 위원장의 설명에 귀를 기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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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위원장은 "주민들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은 이겼지만 지금도 하루 13시간의 비행연습과 약 300여개의 포탄이 투하되고 있다"면서 "폭격 도중 실수로 인명피해가 발생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기행단 단장인 스즈끼(74세)씨는 "이런 모습은 처음"이라며 "이렇게 민가 가까이에서 폭격을 한다는 것이 바로 미군의 본질"이라고 말했다.

스즈끼씨는 "일본 오끼나와에서도 실탄 사격훈련을 한 적이 있으며 주민들의 반대로 다른 곳으로 옮겨졌다"면서 "이런 미국의 거만함은 한국과 일본 모두에게 굴욕적이며 참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매향리 농섬 폭격장에서는 미공군의 훈련이 실시되지 않았으나, 한 차례 미공군기 2대가 굉음을 울리며 머리 위로 지나가자 기행단 일행은 다소 격앙된 표정으로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러댔다.

농섬사격장을 둘러 본 일행은 오후 7시경 대책위 사무실에서 마을 주민 10여명과 간담회를 갖고 그 동안 진행된 가나가와현과 매향리 주민들의 투쟁과정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이들은 19일 평택·오산지역 미군기지를 둘러보고 전남 광주에서 열리는 5·18 광주민주화운동 행사에 참석한 후 20일 출국한다.

앞서 기행단 일행은 이날 낮 12시경 서울 용산미군기지 정문에서 '주한미군 범죄 근절운동본부'의 320차 금요집회에 참석했다.

최건일/동아닷컴기자 gaegoo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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