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캠페인/호주TM정책]휠체어용 램프딸린 전용차량운행

  • 입력 1997년 10월 7일 07시 56분


모하마드(10)는 2년전 소말리아에서 뉴질랜드 웰링턴으로 이민왔다. 유엔의 도움으로 어머니, 두살 아래 여동생 등 세 식구가 탈출했다. 아버지는 내전와중에 숨졌다. 아프리카의 조국에 비하면 낙원에서 살고 있지만 모하마드는 전쟁 참상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태다. 살육 기아 질병…. 어린 나이에 목격한 충격적인 장면 때문에 정신장애를 앓고 있다. 모하마드가 휠체어에 의존해 생활하는 것을 어머니는 안쓰럽게 생각하지만 집에서 7마일이나 떨어져 있는 학교까지의 등하교길만은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 오전8시면 모하마드의 집앞에 밴차량 1대가 도착한다. 운전사는 밝은 표정으로 인사를 나눈 뒤 휠체어에 앉아 있는 모하마드를 장애인용 특수차량으로 옮긴다. 받침대를 내리고 휠체어를 옮기고 안전벨트를 고정시키는 운전사의 손놀림이 익숙하다. 학교에 도착하면 선생님이 정문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모하마드를 맞아준다. 5세 어린이부터 21세 청년까지 18명을 가르치는 키미 오라 스쿨은 장애학생을 위한 특수학교. 이들은 모두 모하마드처럼 등하교한다. 부모가 걱정하거나 데려다 줄 필요가 없다. 모하마드를 태워주는 차량은 뉴질랜드에서 두번째, 웰링턴에서 가장 큰 「웰링턴 컴바인드 택시회사」 소속. 3백64대 차량중 20여대가 장애학생의 등하교길을 돕는다. 장애학생 80명을 가르치는 특수학교인 오클랜드 호마이 비전 교육센터 역시 54명의 학생이 모하마드와 같은 방법으로 등하교한다. 택시회사에서 제공하는 전용차량을 자가용처럼 이용하는 것. 차량이용비는 정부가 「TM서비스 제도」를 통해 대신 내준다. TM서비스는 장애학생이 아닌 성인 장애인도 받을 수 있지만 주로 중증장애인을 대상으로 하는데다 아침 시간대나 휴일엔 신청자가 많아 이용하기 어려울 때가 있다. 장애인과 노인 등 몸을 움직이는데 어려움을 느끼는 사람이 점차 늘어나는 추세에 맞춰 전용차량 서비스를 무한정 확대하기는 어렵다. 당연히 교통서비스에 대한 불만이 높아진다. 호주 시드니가 4월21일부터 장애인 전용버스를 운영하기 시작한 것은 바로 이때문. 장애인과 노인을 위한 교통문제를 대중교통 활성화로 해결하자는 취지다. 장애인 전용버스는 일반 버스가 다니는 3개 노선에서 같이 운행한다. 운행간격은 평균 30분이지만 오전 오후의 피크타임대에는 15분마다 다닌다. 출입문 높이를 낮추고 램프(자동 받침대)를 설치한 것이 가장 큰 특징. 시간표에 맞춰 정류장에 나가면 버스는 정확히 도착한다. 출입문이 열리면 램프는 자동적으로 보도위에 설치된다. 각도가 완만해서 휠체어가 쉽게 올라갈 수 있다. 장애인이 아니라 몸이 불편한 노인에게도 편리하다. 버스회사에서는 장애인과 노인이 이용하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운전사 교육에 각별히 신경을 쓴다. 장애인의 신체특성을 감안해 △운행시간준수 △승하차 확인 △램프작동법을 집중적으로 교육한다. 호주 정부는 장애인용 버스를 2000년까지는 6백대로 늘리고 운행노선도 확대할 계획이다. 장애인 차별을 교통 부문에서도 없애겠다는 의지인 셈이다. 이처럼 좋은 제도가 하루 아침에 생긴 것은 아니다. 「전용차량까지 운행할 필요가 있느냐」 「특수버스 가격(1대당 3만달러)이 너무 비싸다」는 등 소극적인 의견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장애인 단체는 끊임없이 개선책을 요구했고 정부는 이에 호응했다. 장애인단체는 다른 시민단체들과 연대해 기차와의 연계미비 등 불편한 점을 개선하도록 정부에 계속 압력을 넣을 방침이다. 호주 장애인협회의 케빈 번회장은 『장애인 스스로가 뛰고 건의하지 않으면 정치인과 정부는 움직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웰링턴·오클랜드·시드니〓송상근기자〉 ▼특별취재팀 △김기만(팀장·사회2부차장)△하준우(사회1부)△송상근(〃)△윤성훈(국제부)△천광암(경제부)△공종식(사회1부)△전창(편집부)△이철용(사회1부)△하태원(사회2부) 대한손해보험협회회원사〓동양화재 신동아화재 대한화재 국제화재 쌍용화재 제일화재 해동화재 삼성화재 현대해상 LG화재 동부화재(자동차보험취급보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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