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A선택 2004]가족 총출동…“부시는 따뜻해요”

  • 입력 2004년 9월 1일 19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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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공화당 전당대회 이틀째인 지난달 31일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가족들이 모두 등장해 재선운동에 나섰다.

연설자들은 부시 대통령이 4년 전 내세웠던 ‘온정적 보수주의’를 거론하며 부동표를 파고들었다.

▽가문의 영광=대통령 부인 로라 부시 여사는 이날 마지막 연사로 나와 “부시 대통령이 우리나라를 지키고 테러를 물리치는 데 전력을 다해 어린이들이 더욱 안전한 세상에서 자랄 수 있게 됐다”며 남편을 치켜세웠다.

그는 “전쟁에 나서는 것을 좋아하는 미국 대통령은 없다. 저녁식사 자리에 침묵이 흐른 밤이 여러 날 있었다”며 부시 대통령의 인간적 고뇌를 부각시켰다.

앞서 바버라, 제나 등 쌍둥이 딸은 “부모님은 신문에서 보는 것과 달리 멋있는(Cool) 분들”이라며 “그들은 우리에게 열린 마음과 남을 존경하는 태도를 가르쳤다”고 말했다.

쌍둥이 딸의 소개를 받고 대회장 비디오 화면에 모습을 드러낸 부시 대통령은 “로라가 4년 더 백악관에 남게 된다면 미국도 행운일 것”이라고 말했다.

▽연설자들=오스트리아 출신 이민자로 영화배우를 거쳐 정치 무대에 발을 디딘 아널드 슈워제네거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연사로 나와 “미국은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이든 가능하고 열린 나라”라고 강조했다.

그는 청중들에게 ‘USA’와 ‘4년 더’를 연호하도록 유도했으며 자신이 출연한 영화 ‘터미네이터’의 유명한 대사를 흉내 내 “테러공격을 받은 미국이 다시 돌아왔다”고 외치기도 했다.

전날 ‘테러와의 전쟁’에 대한 연설이 많았던 것과 달리 로드 페이지 교육부장관 등 이날 연사들은 교육, 보건의료 등 국내문제를 집중 언급했다.

대회장 밖에서는 반(反)부시 대통령 시위가 이어졌다. 31일을 ‘불복종의 날’로 선포하고 공화당 대의원들의 숙소와 무너진 세계무역센터 근처 등에서 시위를 벌이던 시위대원 500명 이상이 체포돼 지난 주말 이후 전당대회와 관련해 체포된 사람은 1000명을 넘어섰다.

▽부시 승리 예측=여론조사 결과 및 경제성장률, 고용동향, 현직 프리미엄 등을 고려한 8개의 예측모델들이 최고 57.5%, 최저 51.2%의 득표율로 부시 대통령의 승리를 예상했다고 미 언론들이 보도했다.

그러나 26∼29일 1207명의 성인을 상대로 실시한 워싱턴 포스트와 ABC TV의 공동 여론조사에서는 두 후보가 48%씩으로 같았다.

▽군 부재자 e메일 투표 논란=미주리, 노스다코타주 등은 이번 대선부터 해외 파견 군인들에게 e메일 투표를 허용한다고 밝혔다. 투표용지를 스캔해 e메일로 국방부에 보내면 국방부가 선거당국에 팩스로 전달하는 방식.

그러나 이는 투표 내용이 누설되거나 왜곡될 가능성이 커 논란이 일고 있다.

뉴욕 타임스는 31일 사설에서 e메일 투표가 즉각 철회돼야 한다며 “군인 부재자 투표 관리를 국방부가 맡는 것도 재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뉴욕=홍권희특파원 koni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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