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권희의 월가리포트]美 전쟁株, 매출 급증…주가 껑충

  • 입력 2003년 4월 23일 17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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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메릴랜드주에 있는 록히드마틴은 미국 최대의 방위산업체로 F-16제트기 등을 생산한다. 올 1·4분기(1∼3월) 중 순익은 전년 동기 대비 15% 늘어난 2억5000만달러. 매출은 18% 늘었다. 물론 이라크전쟁 덕분이다. 이 회사가 22일 뉴욕증시에 1·4분기 실적을 공시하자 주가는 3달러(7%) 오른 48.26달러에 거래됐다. 이 회사의 주가는 작년 6월 주당 70달러까지 갔다가 지금껏 하락국면에 들어있었다.

매사추세츠주에 있는 레이시온은 상업용 비행기 시장의 어려움 때문에 고생하던 회사다. 이라크전쟁을 치르면서 1·4분기 매출이 8% 늘어 42억달러나 됐다. 패트리어트 미사일과 페이브웨이 미사일 유도장치 등의 매출이 특히 급증했다. 이 회사는 연금지급이 많아 분기 중 캐시플로(현금흐름)는 마이너스였지만 올해 전체로는 플러스가 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실적 공시 후 주가는 0.64달러(2%) 올라 29.47달러에 마감됐다. 그렇지만 작년 6월 주당 45달러에 비해도 3분의 1은 빠져있는 셈이다.

뉴욕의 L-3 커뮤니케이션은 공항의 폭탄탐지기 메이커다. 미 정부가 전국 공항에 폭탄 탐지기를 설치해 탑승객의 짐 전체를 검사하도록 조치한 이후 주문이 폭증해 큰돈을 벌고 있다. 1·4분기 이익은 전년 동기 490만달러에서 4970만달러로 10배나 불어났다. 2개 회사를 인수했기 때문에 매출은 50% 이상 늘어나 10억9000만달러로 커졌다. 월가의 기대를 웃도는 실적이 발표되자 주가는 2.43달러(6%) 올라 42.60달러에 거래됐다. 이 회사 주가 역시 연초 55달러 선에서 3월 초 46달러까지 빠졌다가 이제 회복국면에 있다.

22일 뉴욕증시를 뜨겁게 달군 ‘전쟁주’의 면면이다. 많은 전쟁주가 올 들어 석달 동안 맥을 추지 못했다. 펜타곤(미 국방부)과 계약이 많은 제너럴다이내믹스(GD)는 3월까지 주가가 30% 떨어졌다. 같은 기간에 주가가 30% 오른 스타벅스와 대비되기도 했다.

미국은 이라크전쟁 기간 중 일주일에 4억달러씩을 쏟아 부었고 적지 않은 돈이 이들 안보관련 기업들에 들어갈 것이다. 레이시온의 경우 토마호크 미사일 167기의 주문을 받아놓고 있는데 최종 납기는 2005년이다. 방위산업은 그만큼 호흡이 길다.

홍권희 뉴욕특파원 koni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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