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씨는 1993년 북한을 두 번째 방문해 조선노동당에 입당한 다음 해인 1994년 통상산업부(현 산업자원부) 산하 한국정보기술연구원 국제협력과장으로 1년여 동안 근무했다.
장 씨는 이어 1998년 5월부터 1999년 10월까지 정보통신부 산하 아이파크(iPARK·해외소프트웨어진흥센터) 실리콘밸리 지사에서 마케팅 매니저(부장급)로 일하면서 정부의 IT 정책 수립 지원에 관여했다.
또한 장 씨는 올해 3월 모바일 솔루션 업체인 ‘미디어윌테크놀로지’의 대표이사를 맡았고, 정통부 산하 기관인 한국정보보호진흥원 등이 이 회사의 주 고객인 것으로 알려졌다.
장 씨는 아이파크 마케팅 매니저로 채용되기 전인 1997년 일심회를 조직해 본격적인 정보 수집 활동에 나섰기 때문에 이들 기관과 회사에 근무하면서 각종 IT 정보를 북한에 유출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소속인 한나라당 김영선 의원은 31일 “장 씨가 1998∼99년 아이파크의 마케팅 매니저로 근무하면서 한국 IT 기업의 해외시장 진출 조언, 투자유치 활동 지원 등의 업무를 맡았다”며 “장 씨가 간첩이라면 한국과 미국의 첨단 기술이 유출됐을 소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국가정보원은 장 씨가 북측과 주고받은 e메일에서 ‘지난해 말 이정훈 전 민주노동당 중앙위원과 손정목 씨가 북한의 민족통일상 수상자로 결정됐으니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접선하자’는 내용을 확인하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국정원은 또 장 씨가 일심회 조직원을 통해 민노당 인사들을 포섭하고 민노당 내에 별도의 조직을 만들려고 했던 정황을 잡고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민노당 내 협조자는 최소 3명인 것으로 전해졌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문권모 기자 mikem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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