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민호 정부산하 IT기관 2곳 근무…첨단기술 北유출 가능성

  • 입력 2006년 11월 1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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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6 학생운동권 출신 인사들이 연루된 ‘일심회’ 사건의 핵심 인물인 장민호(미국명 마이클 장·44·구속) 씨가 정부의 정보기술(IT) 관련 산하기관 2곳에서 2년가량 근무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중요 기술이 북한에 유출됐을 소지가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장 씨는 1993년 북한을 두 번째 방문해 조선노동당에 입당한 다음 해인 1994년 통상산업부(현 산업자원부) 산하 한국정보기술연구원 국제협력과장으로 1년여 동안 근무했다.

장 씨는 이어 1998년 5월부터 1999년 10월까지 정보통신부 산하 아이파크(iPARK·해외소프트웨어진흥센터) 실리콘밸리 지사에서 마케팅 매니저(부장급)로 일하면서 정부의 IT 정책 수립 지원에 관여했다.

또한 장 씨는 올해 3월 모바일 솔루션 업체인 ‘미디어윌테크놀로지’의 대표이사를 맡았고, 정통부 산하 기관인 한국정보보호진흥원 등이 이 회사의 주 고객인 것으로 알려졌다.

장 씨는 아이파크 마케팅 매니저로 채용되기 전인 1997년 일심회를 조직해 본격적인 정보 수집 활동에 나섰기 때문에 이들 기관과 회사에 근무하면서 각종 IT 정보를 북한에 유출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소속인 한나라당 김영선 의원은 31일 “장 씨가 1998∼99년 아이파크의 마케팅 매니저로 근무하면서 한국 IT 기업의 해외시장 진출 조언, 투자유치 활동 지원 등의 업무를 맡았다”며 “장 씨가 간첩이라면 한국과 미국의 첨단 기술이 유출됐을 소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국가정보원은 장 씨가 북측과 주고받은 e메일에서 ‘지난해 말 이정훈 전 민주노동당 중앙위원과 손정목 씨가 북한의 민족통일상 수상자로 결정됐으니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접선하자’는 내용을 확인하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국정원은 또 장 씨가 일심회 조직원을 통해 민노당 인사들을 포섭하고 민노당 내에 별도의 조직을 만들려고 했던 정황을 잡고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민노당 내 협조자는 최소 3명인 것으로 전해졌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문권모 기자 mikem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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