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 공무원 2000명중 박사1명… 정책개발 한계

  • 입력 2006년 6월 22일 03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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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경남 창녕군은 치매·중풍 노인을 위한 요양시설이 준공된 뒤에도 5개월 동안이나 문을 열지 못했다.

어이없게도 들여올 수입 의료기기에 대한 서류 작성 때문이었다. 미리 받아본 설명서가 온통 영어로 돼 있어 이를 해석할 공무원이 아무도 없었다. 결국 외부 전문통역 기관의 도움을 받아 가까스로 해결해 조달청에 수입을 요청할 수 있었다.

경북 경산시 공무원 1070여 명 가운데 박사 출신은 고작 2명. 그중 한 명은 동사무소에서 전공과 관련 없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경산시에는 고시 출신도 없고 유학을 다녀온 공무원도 없다. 직원 재교육은 매년 한 번씩 사무관(5급) 승진자 한 명을 행정자치부 연수원에, 6급 공무원 서너 명을 도공무원교육원에 보내는 것이 전부다.

경산시 인사 담당자는 “대학 13개가 밀집한 경산시는 대학도시, 대구의 배후도시 등으로 성장 가능성이 높지만 정책 개발을 할 수 있는 인재 육성 전략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경기 고양시 관계자도 “2000여 명의 시 공무원 중에 박사학위를 가진 공무원은 1명뿐”이라면서 “그러나 전문적인 분야는 외부 용역으로 해결하면 된다”고 말했다. 반면 주민들의 학력 수준은 상당수가 대졸 이상의 고학력자다.

한편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나름대로 성과를 거두는 지자체도 적지 않다.

충남 금산군은 다기능 문화관을 지어 놓았지만 이를 운영할 전문 인력이 없었다. 그래서 대구유니버시아드 문화행사기획단 기획위원과 대학로문화축제 기획위원을 지낸 김현준(43) 씨를 팀장으로 영입했다.

금산군은 유라시안 필하모니 교향악단(2006년 3월), 파리나무십자가 소년합창단(2005년 12월), 우크라이나 오데사 소년소녀합창단(2004년 11월) 공연 등 세계적 수준의 공연을 비교적 저렴한 비용에 유치해 다른 지자체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육동일(한국지방자치학회 회장) 충남대 교수는 “중앙집권적 경향이 강한 프랑스도 지방정부에 입법, 재정, 행정권을 확실하게 보장하고 지방세 세원을 늘려 주는 추세”라며 “한국도 소비세를 지방세로 전환하고 지자체에 관광세 등 새로운 세원을 발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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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취재팀>

반병희 차장 bbhe424@donga.com

김광현 기자 kkh@donga.com

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문권모 기자 mikemoon@donga.com

김유영 기자 ab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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