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용천 참사 극복, 北 태도에 달렸다

동아일보 입력 2004-04-26 18:23수정 2009-10-09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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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과 목격자들의 증언을 통해 북한 용천 참사의 생생한 모습이 속속 전해지고 있다. 100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하고 수천채의 건물이 부서진 현장은 전쟁터처럼 처참하다. 폐허 앞에 넋을 잃고 앉아 있는 북녘 동포들의 모습이 참으로 안타깝다.

용천의 모습은 다른 나라의 재해 현장과 달라 더욱 가슴이 아프다. 건물 잔해가 널려 있으나 매몰자 수색에 나선 중장비와 사람들은 보이지 않는다. 심하게 다친 어린이들이 병원으로 옮겨지기는 했으나 돌보는 이 없이 서류용 캐비닛 위에 누워 있다는 유엔 산하 구호단체 책임자의 증언도 들린다. 북한이 사고를 수습할 능력이 있다고 믿기 어려운 장면들이다. 구조 및 복구용 장비는 물론 부상자를 치료할 시설과 약품도 턱없이 부족하다는 증거가 아닌가.

북한이 사실상 속수무책이라면 기댈 곳은 외부의 도움뿐이다. 다행히 세계 각국이 구호의 손길을 내밀고 있다. 외부의 인적 물적 지원을 신속하게 수용해 부상자를 치료하고 피해를 복구하는 것이 북한이 할 일이다. 구호품은 넘치는데 북한의 비협조로 피해 주민들에게 제때 전달되지 않는 비극은 피해야 한다.

북한이 오늘 열릴 구호회담에서 남한의 지원 제의를 전향적으로 받아들이기 바란다. 남한의 지원은 동포애에서 우러나온 것으로 경계할 이유가 없다. 남한의 육로수송 제의에 대해서도 열린 마음으로 임하기를 바란다. 1984년 수해 때 북한 쌀이 육로로 남한에 전달된 사례가 있는데 왜 수송수단을 제한한단 말인가.

지금은 비상상황이다. 땅이건 바다건 하늘이건 가장 빠른 길을 찾는 게 옳다. 북한은 외부의 지원이 신속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용천으로 통하는 문을 활짝 열어야 한다. 그래야 주민의 고통을 빨리 덜어 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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