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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0년 10월 19일 19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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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전대학이란 일본의 대학들이 샐러리맨 등 직업을 갖고 있는 실무 수강생들의 편의를 위해 지하철 역 부근에 사무실을 임대해 강의를 개설한데서 유래한 용어로 대학 캠퍼스가 아닌 도심지역에서 임시로 개설한 대학강좌를 말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역전대학이 생겨 일부 전문분야 변호사들이 재충전의 기회로 활용하고 있다. 해상법 전문 로펌인 ‘세경’(공동대표 최종현·김창준)의 변호사들이 수강하는 한국해양대 해양법 대학원 강좌가 바로 그것.
한국 해양대는 지난해부터 서울 종로구 세종로 선주협회 빌딩에서 해양법 대학원 강좌를 개설했다. 이번 학기에는 이 역전대학에서 ‘세종’의 김인회(金仁會)변호사와 이춘원(李春源)변호사가 용선(傭船)계약법과 선원노동법 등 전문 강좌를 듣고 있다. ‘세경’에는 목포 해양대 김인현(金仁顯)교수와 경희대 법대 장경환(張敬煥)교수가 고문으로 일하고 있다. 해상 및 보험의 전문분야에서 ‘산학협동’을 실천하는 셈.
세경의 변호사들은 디지털 혁명에 못지 않게 ‘바다’를 중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지도를 거꾸로 보면 미래가 보인다’는 명제를 법조에서 실천한다. “우리는 3면이 바다다. 북한과는 무역거래가 거의 없으므로 무역의 측면에서 보면 바다는 우리의 전부다. 실제로 수출입 물량의 98%가 선박으로 운송된다. 당연히 해상관련 분쟁이 많을 수 밖에 없다. 이것을 잘 처리해야 국제경쟁력이 갖춰지는 것이다.” 김변호사의 말.
지난해 우리나라 근해에서는 대형 선박사고가 많이 터졌다. 마린스타 호, 제너럴 오베이 호, 칭다오 익스프레스 호 등 대형 선박의 충돌과 침몰사고가 연이서 발생했다. 세경은 이들 사건 대부분을 맡았다.
세경은 출발부터 해상 보험과 국제 상사분쟁 전문로펌으로 출범했다. 공동대표인 최종현(崔鍾賢)변호사와 김창준(金昌俊)변호사는 국내 해상법 분야를 개척한 1세대 변호사로 꼽힌다. 이들은 해상 보험분야에서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영국의 전문 로펌에서 일한 경력도 있다.
최변호사는 “우리의 목표는 ‘국내 1위’가 아니라 ‘세계 일류’ 로펌”이라며 “그러기 위해 서는 실무와 이론, 현장과 강의실을 더욱 가깝게 해 역량을 키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수형기자>so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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