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lth&Beauty]보청기로 치매를 막는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2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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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합한 보청기 처방과 사후관리


난청이 인지력장애, 그중에서도 기억력이나 집중력, 연상력 등의 장애를 초래한다는 사실은 그동안 여러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 2013년 존스홉킨스대 이비인후과전문의 린과 동료들의 연구에 따르면 평균 나이 77세의 2000명 중 난청으로 대화에 어려움을 느끼는 대상자는 6년 뒤 정상 청력을 가진 사람들에 비해 인지력이 24% 더 감소했다.

같은 연구팀이 앞서 2011년 건강한 639명의 대상자들의 뇌 건강 상태를 12∼18년에 걸쳐 추적 관찰한 결과 난청을 가진 대상자들의 치매 발병률은 정상인보다 높았고, 특히 대화에 지장을 가질 정도의 중증 난청을 가진 대상은 3배 이상의 치매 발병률을 보였다. 다행히 최근 이비인후과학회지에 실린 프랑스의 한 연구논문은 65∼85세의 난청 대상자들이 1년간 난청 치료와 청각재활훈련을 통해 감소된 인지력을 회복한 사실을 확인했다.

의사들은 난청이 인지력 감소를 초래하는 것은 인정하고 있지만 치매가 의심되는 환자를 처음 대할 때 아직은 난청을 우선적으로 고려하지는 않는 실정이다. 이는 중요한 치료의 기회를 간과한다고 볼 수도 있다.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약물보다 청력 개선이 인지력 회복에 2배의 효과를 본다는 일부 연구자들의 발표도 나와 있다.

노인성 난청의 청력 개선 방법으로는 보청기를 사용하는 것이 주된 방법이다. 보청기 사용은 무엇보다 청력을 개선시켜 더 잘 들리게 하는 것이 목적인데, 이를 위해서는 보청기를 단순히 구매해서 사용하는 제품으로만 인식해서는 안 된다. 난청에 대한 원인과 현재 난청의 상태 및 그 특징에 대해 정확한 이해가 필요하며, 이에 합당한 보청기 처방과 적절한 사후관리가 병행돼야 한다. 여기서 사후관리란 보청기 조절 및 효과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검사뿐만 아니라 예방적인 청각 관리를 통해 난청의 진행을 막는 것, 보청기 최신 기술을 적용해 지속적으로 청력회복을 도모하는 전문적인 관리를 의미한다.

난청의 진단과 청력검사 결과에 따른 적합한 보청기 처방을 시작으로 보청기 착용 뒤 지속적인 청력평가를 통해 난청의 진행을 막아야 한다. 또 필요한 경우 치료를 하는 이비인후과 전문의, 보청기를 조절해주고 정기적 보청기 효과를 확인하는 청각사, 그리고 상담사가 환자와의 지속적인 상담을 통해 환자가 잘 듣고자 하는 소리와 일상에서 접하는 개인의 독특한 소리환경을 분석해줘야 한다. 이를 통해 얻은 정보를 반영해 보청기 효과를 극대화하는 데 있어서 전문의와 청각사, 상담사의 의견을 취합하여 도출된 방안을 제시하고 이끌어주는 것, 이것이 앞에서 언급한 전문적인 관리라 하겠다.

김성근 김성근이비인후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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