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lth&Beauty]보청기 구입 후 전문적인 조절-관리 필요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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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바른 보청기 맞춤

김성근 원장(가운데)이 보청기 착용자에게 보청기 효과를 확인하는 검사를 시행한 뒤 상담을 하고 있다. 김성근이비인후과 제공
김성근 원장(가운데)이 보청기 착용자에게 보청기 효과를 확인하는 검사를 시행한 뒤 상담을 하고 있다. 김성근이비인후과 제공

보청기를 착용하는 사람들이 하나같이 호소하는 불편한 것들이 있다. △주변 소리가 너무 시끄럽게 들리거나 △여전히 말소리가 선명하게 들리지 않거나 특히 TV드라마 속의 대화와 회의실이나 강의실, 성당이나 교회에서 그 정도가 심하며 △가까운 말소리보다는 먼 잡음이 오히려 선명하게 들리는 경우다.

먼저 보청기를 착용한 뒤 누구나 경험하는 주변소리의 시끄러움은 일정 정도 시간이 지나면 대부분 해결된다. 또 말소리의 선명함을 얻기 위해서는 흔히들 수차례 센터에 방문한다. 보청기 조절로 해결하려 하지만 여기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주변 소음을 없애는 기능이나 말소리만을 확장하는 기능, 성당이나 교회와 같이 넓은 곳에서 말소리가 높은 천정이나 벽, 그리고 바닥에 반사되어 생기는 반향음을 상쇄시키는 기능, TV나 마이크를 통한 말소리만을 독점으로 잘 들리게 하는 기능 등을 이용하기도 한다.

가까운 말소리보다 오히려 먼 소음이 선명하게 들려서 불편한 현상은 보청기의 소리 압축기능을 손봄으로써 해결이 가능하다. 결국 보청기는 안경과는 달리 정상적인 청력 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자신의 난청 정도에 따라 남아있는 청력을 이용해 최상의 청력 회복을 얻도록 해야 한다.

필자는 20년 동안 난청치료를 하며 느낀 점이 있다. 여러 차례 센터를 방문해 보청기 착용자가 호소하는 불편함에만 맞추어진 조절만으로는 최상의 청력 회복을 기대할 수는 없다는 사실이다. 보통 장기간에 걸쳐 난청이 진행되어 온 사람들은 소리를 약간만 올려도 크게 들린다고 느끼지만, 그 소리가 정상의 크기 소리인지는 검사로 확인해 보기 전에는 알 수 없다. 이 때문에 착용자가 느끼는 청력 회복의 정도가 정상과 얼마나 근접한지 알기 위해서는 객관적인 검사가 반드시 필요하다.

잘못된 보청기 처방이나 효과의 검증이 담보되지 않은 수 차례의 조절에만 급급한 사후관리는 보청기효과에 대한 실망과 불신을 조장하고 청력도 더욱 악화되게 만든다.

난청이 심한 환자의 경우, 보청기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선 재활과정도 중요하다. 효과적인 재활을 위해서는 이비인후과 전문의, 보청기를 조절해주고 정기적으로 청력을 관찰해주는 청각사, 환자를 이해하고 이끌어줄 수 있는 상담사로 이루어진 팀의 관리를 받는 것이 좋다.

많은 연구에 따르면 난청은 단순히 잘 못 듣는 문제만은 아니다. 점점 못 듣게 되면서 성격이 소극적이거나 고집스러워진다. 더 나아가 사회활동을 못하게 되면서 외로움, 고립감 등 정서적인 문제가 동반될 가능성도 있다. 또 노후에는 조기 치매의 위험이 높아지게 된다.

단순한 보청기 조절로 야기된 부정적인 경험담을 듣고 난청을 방치하는 것은 수동적인 자세이다. 청각 관리에 있어서는 무엇보다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조기에 올바른 보청기의 처방과 사후관리를 받아 타인과의 소통에 자신감을 되찾는 것이 중요하다.

김성근 김성근이비인후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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