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언어 습득 능력… 엄마 배 속에서 시작된다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1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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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24∼28주부터 청각 작동
출생 후 모국어 인지해 반응

엄마와 교감하고 있는 신생아의 모습. 사진 출처 위키미디어
엄마와 교감하고 있는 신생아의 모습. 사진 출처 위키미디어
스펀지처럼 정보를 흡수하는 뇌를 가진 어린아이들은 성인보다 언어를 쉽게 습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같은 언어 습득 능력은 엄마 배 속에 있는 출생 전부터 이미 시작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베네데타 마리아니 이탈리아 파도바대 박사후연구원 등은 프랑스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여성이 출산한 신생아 33명의 언어 학습 능력을 분석해 23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발표했다.

임신 24∼28주가 되면 태아의 청각이 작동하기 시작한다. 엄마의 몸 밖에서 나는 소리를 듣기 시작해 목소리에 대한 선호도를 형성한다. 신생아가 다른 여성의 목소리보다 엄마의 목소리를 선호하는 것은 태아 때 들은 목소리의 영향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자궁을 통해 들리는 언어의 리듬, 멜로디 등을 인식한 결과다. 출생 전 언어에 대한 경험이 이후 언어 학습 능력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 불분명했다.

연구팀은 생후 평균 2.39일인 신생아를 대상으로 프랑스어, 영어, 스페인어로 된 동화를 들려줬다. 아기들이 동화를 듣는 동안 일어나는 뇌 신경활동을 측정하기 위해 청각 및 음성 인식과 관련된 뇌 근처의 뇌파 검사도 진행했다.

그 결과 모국어인 프랑스어를 들었을 때 아기들의 음성 인식 및 처리 관련 뇌의 진동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낯선 언어와 배 속에서 익히 들어온 모국어를 다르게 인지한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출생 전에도 언어 경험을 통해 이미 뇌의 기능적 조직을 형성하고 있었다는 강력한 증거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문세영 동아사이언스 기자 moon09@donga.com
#언어 습득 능력#사이언스 어드밴시스#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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