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기모드공유하기
동아일보|IT/의학

정신 건강에도 영향 미치는 장 속 생태계, 맞춤형 유산균으로 가꾼다

입력 2022-06-09 03:00업데이트 2022-06-09 03:00
글자크기 설정 레이어 열기 뉴스듣기 프린트
글자크기 설정 닫기
사람마다 다른 장내 미생물 관리법
유산균 배합 따라 효과 천차만별… 본인의 장 상태에 따라 제품 선택
장용성 캡슐 적용 여부 따져보고, 프리바이오틱스 들어있는지 봐야
장내 미생물들은 장에 살면서 소화를 돕고 또 인체가 영양소를 흡수할 수 있도록 만들어준다. 이러한 미생물들은 적절한 균형을 이뤄야 제 기능을 할 수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지문이나 홍채가 사람마다 다르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런데 지문, 홍채 외에도 사람마다 다른 것이 하나 더 있다. 바로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이다.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은 장에서 사는 다양한 미생물들이 이루고 있는 하나의 생태계를 일컫는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은 개인마다 다르다. 사람(건강한 서양인 기준)의 장엔 3만3000종이 넘는 바이러스군이 있지만 모든 사람이 공유하는 바이러스군은 하나도 없을 정도이다.

장내 미생물은 장에 살면서 소화를 돕고 또 인체가 영양소를 흡수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역할을 한다. 이러한 미생물들은 특성에 따라 유익균, 유해균, 중간균으로 분류할 수 있다. 이들이 적절한 균형을 이뤄야 미생물이 제 기능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장이 건강한 상태로 유지될 수 있다. 이처럼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이 장 건강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알려지며 이에 대해 다양한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면역·정신 건강의 열쇠, 마이크로바이옴


최근 연구에 따르면 장내 미생물은 각종 질환을 유발할 수 있는 콜레스테롤 수치, 혈당 조절, 뇌 신경 전달 물질 생성에도 많은 영향을 미친다고 밝혀졌다. 특히 면역체계를 강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건강한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이 질병을 일으키는 박테리아가 장벽에 달라붙는 것을 막기 때문이다. 외부 박테리아는 주로 음식물 섭취를 통해 장 점막으로 유입된다. 이때 장 점막에 주로 분포하는 장내 미생물이 음식물에 포함된 미생물에 대한 일차적인 방어 기능을 담당하면서 신속하고 강력하게 면역반응을 일으킨다. 이 과정에서 장내 미생물은 인간의 면역 시스템과 끊임없이 상호작용하면서 면역체계를 강화한다.

신생아 때 장내 미생물의 균형이 깨지면 알레르기 질환에 노출될 가능성도 커진다고 알려져 있다. 2011년 미국에서 발표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대표적인 알레르기 질환 중 하나라 할 수 있는 ‘아토피 피부염’을 가진 영아는 알레르기가 없는 영아에 비해 생후 초기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의 다양성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중증, 장기화 등과 장내 미생물 사이의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2020년 홍콩대 연구진은 장내 미생물의 균형과 코로나19 증상의 장기화와 관련이 있다고 밝혔다. 코로나19에 감염된 106명의 대변을 검사한 결과 장기화 환자의 장내 미생물 상태가 그렇지 않은 환자에 비해 불균형을 이루고 있었다.

더 나아가 장내 미생물은 신체 건강뿐 아니라 정신 건강에도 영향을 미친다. 장내 미생물이 뇌의 영역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여러 연구결과에 따르면 소화기관과 뇌는 서로 떨어져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특별한 신경세포와 면역 경로인 ‘장-뇌 축(gut-brain axis)’으로 연결돼 있다. 이 때문에 장내 미생물 상태가 정신 신경계 질환인 우울증, 자폐증 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실제 연구결과에 따르면 우울증을 앓고 있는 사람과 일반인의 장내 미생물을 비교한 결과 구성에서 차이를 보였다. 우울증 환자의 경우 페칼리박테리움(Faecalibacterium)이라는 유익균 비율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장 건강 상태에 맞는 유산균 골라 섭취하면 도움


신체 건강과 정신 건강을 위해서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을 건강한 상태로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선 식이섬유를 충분히 섭취하고 복부는 항상 따뜻하게 유지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유산균(프로바이오틱스)을 섭취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꾸준한 유산균 섭취는 장내 유익균 증식과 유해균 억제로 장내 마이크로바이옴 환경의 개선을 도울 수 있다.

그런데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은 지문과 홍채처럼 사람마다 모두 다르다. 그리고 유산균 역시 균주의 종류가 다양하고 특성에도 차이가 있다. 대표적인 균이 앞서 언급한 ‘락토바실루스균’과 ‘비피두스균’이다. 락토바실루스는 주로 소장과 대장에 분포하고 비피두스는 대장에서 활동한다.

시중에 출시된 유산균 제품의 원료에는 다양한 유산균주가 배합돼 있는데 어떠한 유산균주를 가지고 어떻게 배합을 했느냐에 따라 섭취할 때에 나타나는 효과가 조금씩 다를 수 있다. 그래서 변비로 고생하는 사람과 과민성대장증후군으로 고생하는 사람에게 같은 유산균 제품을 주었을 때 개선 효과를 다르게 느낄 수 있다. 그러므로 본인의 장 상태에 따라 도움이 될 수 있는 유산균 제품을 찾아서 섭취하는 것이 좋다.

요즘은 유산균주의 종류가 워낙 다양해 배합된 균주들을 확인해보며 기능을 따지는 것이 쉽지 않다. 해당 제품의 인체 적용 시험 결과 어떤 부분에서 개선 효과를 보였는지를 체크해 보면 좋다.

평소 배변 활동이 원활하지 않은 사람의 경우 복부 팽만감, 장내 가스 감소 등과 관련된 항목을 체크해 보면 좋고 장이 예민한 사람의 경우 복부 불편 정도, 기간, 건강한 변의 형태로 개선 등의 항목을 살펴보면 좋다.


장용성 캡슐 속 프리바이오틱스… 유산균 생존율 높여


유산균은 김치나 요구르트 같은 발효식품을 통해서도 섭취할 수 있지만 충분한 양의 유산균을 편리하게 보충하고자 한다면 캡슐이나 분말 형태의 건강기능식품으로도 섭취하면 좋다.

캡슐 형태의 유산균 제품을 선택할 때는 특히 ‘장용성 캡슐’을 사용했는지 확인해보면 좋다. 장용성 캡슐을 사용한 제품의 유산균이 섭취 후 장까지 가는 생존율이 높은 편이기 때문이다. 장용성 캡슐은 내산성, 내담즙성이 뛰어나 위에서 유산균이 사멸할 확률을 낮춰준다.

프리바이오틱스가 함께 함유된 제품인지도 살펴봐야 한다. 프리바이오틱스는 유산균의 먹이로, 유산균과 함께 담았을 때 장내에서 유산균이 더욱 잘 생장할 수 있게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단기간 유산균을 섭취한다고 면역력이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 어떤 유산균이든 효과를 보려면 한 달 이상 꾸준히 먹어야 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지정한 프로바이오틱스 일일 권장량은 최대 100억 마리다. 과다 섭취 시엔 장내 가스 발생, 설사 유발 등의 가능성이 있으므로 주의하는 것이 좋다.

권혁일 기자 moragoheyaji@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댓글 0
닫기
많이 본 뉴스
IT/의학
베스트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