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매의 눈이 부럽지 않아, 니콘 P1000

동아닷컴 입력 2020-06-30 23:03수정 2020-06-30 2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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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배율 줌 렌즈를 탑재한 니콘 쿨픽스 P1000. (출처=IT동아)

한 때 광각부터 초망원까지 한 번에 가능한 ‘슈퍼줌(Super Zoom)’ 카메라가 인기를 끌었다. 흔히 쓰는 광각 초점거리인 24mm부터 대표 망원 영역인 200mm, 일부 고성능 제품은 500mm 이상 초점거리를 제공하기도 했다. 카메라 하나로 풍경부터 스포츠(콘서트) 촬영까지 쉽게 가능해지니 번거롭게 일안반사식(DSLR) 혹은 미러리스 카메라를 무겁게 들고 다닐 필요가 없다.

니콘 P 제품군도 그 중 하나다. 30배 이상 고배율 줌 기능을 제공했던 것을 바탕으로 꾸준히 성능과 기능을 확대하며 인기를 얻었다. 현재는 3,000mm 영역까지 도달하며 완성도를 높였다. P1000이 그 주인공이다. 이 카메라는 고배율 줌은 기본이고 4K 촬영까지 가능한 만능 재주꾼이다. 과연 이 카메라의 성능은 어느 정도일까?

‘아... 크다’ 고배율 줌 렌즈 품은 디지털카메라

니콘 P1000은 컴팩트 디지털카메라로 분류되지만 크기는 컴팩트하지 못하다. 아무래도 초점거리 24mm에서 3,000mm에 달하는 고배율 줌 렌즈를 탑재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부분. 이런 경우에는 성능이 뛰어나다는 의미의 하이엔드 컴팩트 카메라로 분류하는 것이 좋겠다. 여기에서 성능은 이미지 센서 혹은 연사 등의 성능보다 광학적 의미에 무게를 둔 것이다.

24-3,000mm 초점거리의 렌즈가 카메라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출처=IT동아)

폭 146.3mm, 높이 118.8mm, 돌출부를 제외한 두께가 181.3mm다. 고배율 줌 렌즈를 탑재하기 위해 어떤 설계를 취했는지 알 수 있는 부분. 무게도 약 1.4kg에 달한다. 그래도 동일한 초점거리 구현을 위해 필요한 일안반사식 카메라 렌즈 장비의 무게를 고려하면 매우 가벼운 편에 속한다.

전반적인 마감은 무난한 편이다. 보급형 DSLR까지는 아니고 제품의 급을 고려하면 충분하다는 이야기. 렌즈 일체형 하이엔드 디지털카메라지만 가급적 DSLR 카메라의 느낌을 주고자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손에 쥐는 부분을 DSLR 카메라 수준으로 만들어 안정적인 파지가 가능하다. (출처=IT동아)

손에 쥐는 맛은 부족함 없다. DSLR 카메라처럼 그립부를 두툼하게 만들었기 때문. 게다가 그립부에 고무 재질로 마무리해 미끄러지지 않는다. 최근 카메라는 크기를 중시해 그립부가 빈약한 경우가 많은데 비해 이 카메라는 크기는 어쩔 수 없지만 그에 대한 보상은 충분히 제공한다. 그립의 높이도 여유가 있어 장시간 손에 쥐어도 피로 누적이 적은 편이다.

후면 조작은 엄지 손가락만으로 가능할 정도로 간결하게 구성했다. 액정 디스플레이는 회전 기능을 추가했다. (출처=IT동아)

상단과 후면 조작부도 보면 마치 DSLR(혹은 미러리스) 카메라의 기운이 물씬 느껴진다. 후면 기준으로 우측 상단에는 수동/자동 촬영(P/A/S/M)과 동영상 촬영 등을 자유롭게 전환할 수 있는 모드 다이얼이 있고, 셔터 속도와 조리개, 메뉴 등도 빠르게 설정 가능한 조작 다이얼도 엄지 손가락이 잘 닿는 곳에 자리하고 있다.

조작 구성은 니콘 DSLR, 미러리스 카메라와 사뭇 다르다. 하지만 일부 버튼은 니콘 특유의 조작 방식이 남아 있다. 이 부분은 뒤로 하더라도 대부분의 조작을 엄지로 가능하도록 버튼을 구성한 것은 장점이라 하겠다. 한 손으로 카메라를 지지하면서 빠른 촬영이 가능한 부분에 초점을 두고 설계한 것으로 추측된다.

디스플레이는 3.2인치로 화소는 92만 사양이다. 회전식 설계로 다양한 각도의 촬영이 가능하다. 쉽지 않겠지만 자기 촬영(셀프)도 도전할 수 있다. 참고로 터치 디스플레이는 아니다.

3,000mm에 4K 촬영 등 필요한 기능은 충분

니콘 P1000을 손에 쥐고 촬영에 나섰다. 렌즈가 기본 탑재되어 있기 때문에 전원을 인가하고 셔터 버튼을 눌러 사진/영상을 기록하면 된다. 렌즈에는 반사를 억제하는 비구면 설계(ED – Extra-low Dispersion)와 5단계 보정 효과를 지원하는 손떨림 방지(VR – Vibration Reduction) 등 최적의 결과물을 얻기 위한 설계가 적용되어 있다.

줌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지만 1/2.3인치 크기의 이미지 센서는 감도 범위나 화질 등에서 약간의 아쉬움을 남긴다. (출처=IT동아)

셔터를 몇 번 누르고 나면 카메라의 한계가 어느 정도 가늠된다. 1,000mm 이내에서는 초점을 잡는 속도가 빠르지만 이후에는 다소 주춤하는 모습을 보인다. 화질도 마찬가지다. 아무래도 1/2.3인치 크기로 프리미엄 디지털카메라 대비 작다 보니 고감도에서 화질 저하가 두드러진다.

카메라의 감도는 ISO 100부터 ISO 6,400까지 한 단계씩 조절 가능하다. ISO 100, ISO 200, ISO 400 등 두 배씩 상승하게 된다. 이 감도라는 것이 빛을 많이 받는데 도움이 되지만 그만큼 신호를 증폭시키게 되므로 그에 따른 열화(노이즈)가 발생한다. 그만큼 이미지 센서가 크고 화소가 낮으면 고감도 열화에 유리하다. P1000은 이 부분에서 한계가 존재한다. 실제 써보니 ISO 400만 되어도 열화가 발생한다.

그런데 흥미로운 부분은 ISO 400 이상에서 ISO 3,200 정도까지는 어느 정도 화질이 유지된다. 때문에 아주 밝은 환경에서는 ISO 100에서 ISO 200 정도를 유지하고, 그 이상 감도는 적당히 쓰자는 생각으로 접근하면 되겠다.

초망원 렌즈는 쿨픽스 P1000의 핵심 요소다. (출처=IT동아)

이미지 센서. 1/2.3인치 크기에 화소는 1,605만 사양이다. 크기 대비 사양을 고려하면 무난한 선택이다. 여기에 조리개 f/2.8-8 사양의 4.3-539mm(35mm 환산 24-3,000mm) 초점거리를 갖는 렌즈를 조합했다. 무려 125배 확대 가능하다.

초점거리 3,000mm는 먼 거리의 피사체를 쉽게 담는데 도움이 된다. (출처=IT동아)

3,000mm 초점거리 영역을 쓰면 보이지 않는 곳까지 촬영 가능하다. 실제 24mm 초점거리로 촬영한 풍경 내에서 아득하게 보이는 송전탑이 3,000mm로는 뚜렷하게 확인될 정도다. 오히려 이런 상황에서 손떨림 같은 움직임에 영향을 많이 받게 되지만, 손떨림 방지 기구는 제 역할을 해낸다. 3,000mm 초점거리에서도 셔터속도 1/200초 정도면 충분할 정도.

하지만 작은 움직임에도 민감히 반응하므로 먼 거리의 피사체를 촬영할 때에는 가급적 삼각대나 카메라를 고정 가능한 장소에서 촬영하는 것이 좋다.

4K 촬영은 두드러진다. 초당 30매 기록을 지원하고 있으며, 손떨림 보정 기능과 함께 사용하면 적절한 영상을 담게 된다. 풀HD 해상도에서는 0.5배 저속, HD 해상도에서는 2배, SD 해상도에서는 4배 더 많은 이미지 수를 담을 수 있다. 기능 자체는 다양하지 않지만 기록을 지원한다는 측면에서 보면 아쉬움이 느껴지지 않는다.

결국은 ‘컴팩트’ 디지털카메라... 한계는 피할 수 없어

니콘 P1000. 이 카메라의 매력은 ▲ 24-3,000mm 초점거리에 대응하는 렌즈 ▲ 회전식 액정 ▲ 저손실(RAW) 기록 지원 ▲ 4K 동영상 촬영 등이다. 실내에서 실외까지 두루 활용 가능한 요소를 담고 있기에 목적만 분명(특히 초망원 영역)하다면 여러모로 만족감을 줄 것이다. 추가로 수동 아닌 자동 모드(조리개·셔터 우선, 프로그램 등)를 주로 다루면서 초망원 영역까지 가고 싶은 이에게 적합하다.

니콘 쿨픽스 P1000. (출처=IT동아)

자동을 강조한 이유는 수동 설정 기능이 부족해서다. 특히 야간 장노출 관련 설정이 기대에 못 미친다. 또한 작은 이미지 센서에 의한 화질 한계도 감안해야 할 부분이다. 이 부분은 차기 제품에서 개선된다면 완성도가 더 높아지지 않을까 생각된다.

카메라의 가격은 123만 원(니콘 온라인 쇼핑몰 기준). 렌즈 성능을 제외하면 이 가격대에서 선택지는 매우 많은 편이다. 그래서 평범한 촬영이 많은 환경이라면 타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나을 수 있다. 반면, 망원 활용도가 더 높은 조류 및 스포츠(콘서트) 촬영이 많은 환경이라면 최적의 선택지 중 하나다. RX10 제품군(24-600mm)보다 더 먼 거리의 피사체를 코 앞에 있는 것처럼 담는 일은 쉽지 않으니 말이다.

동아닷컴 IT전문 강형석 기자 redb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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