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리 양 늘고 들쑥날쑥… 40대 ‘폐경 사춘기’를 아시나요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6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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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경 전 월경량 줄고 주기 짧아져… 평소보다 양 많으면 질환 의심을
배란 장애로 인한 호르몬 불균형 탓… 자궁근종-자궁선근증 징후일수도
산부인과 전문의 찾아 치료받아야

월경과다증은 그 자체가 질환이지만 자궁내막증과 같은 질환으로 나타나는 이차적 증상일 수도 있다. 산부인과 진료를 통해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고 증상을 해결해야 한다.
월경과다증은 그 자체가 질환이지만 자궁내막증과 같은 질환으로 나타나는 이차적 증상일 수도 있다. 산부인과 진료를 통해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고 증상을 해결해야 한다.
한국 여성은 평균 49.3세에 폐경에 이른다. 10명 중 9명은 55세 이전에 완전한 폐경에 도달한다. 흔히 갱년기라고 알려져 있는 ‘폐경이행기(가임기에서 폐경기로 넘어가는 기간)’는 가임기 후반부터 마지막 월경까지의 기간을 뜻하며 평균 46세부터 시작된다.

폐경 전 많은 생리 양, 부정출혈일 수도

국내 여성의 기대수명은 약 86세로 평균 46세에 폐경이행기에 들어설 경우 약 40년을 폐경이행기와 폐경 이후의 삶으로 보내게 된다. 인생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는 기간인 만큼 여성이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보내기 위해선 폐경이행기의 생리 패턴 변화를 잘 이해하고 이상 증상이 발생했을 때 제대로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

폐경이행기의 증상은 안면홍조, 발한, 골다공증, 우울증 등 다양하다. 월경과다증과 부정출혈도 이상 증상 중 하나다. 폐경을 앞둔 시기에는 생리 양이 줄어들고 주기도 짧아진다. 만약 폐경 전에 생리 양이 늘거나 생리 기간이 아닌데도 출혈이 들쑥날쑥한 ‘폐경 사춘기’를 경험했다면 주의해야 한다.

2000여 명의 영국 여성을 대상으로 관찰한 한 연구에 따르면 폐경 전 월경과다증과 부정출혈을 경험한 여성은 10명 중 6∼7명(약 65%)이었다. 그중 일상적인 삶을 방해할 정도의 증상을 보인 사람은 약 26%였다. 국내에서도 매년 약 2000명의 여성이 폐경 전 과다월경(출혈)을 경험하고 있다.

난소 노화로 인한 ‘배란 장애’가 주 원인
폐경이행기에 생리 양이 많아지는 가장 큰 이유는 난소의 노화로 배란 기능에 문제가 생기면서 호르몬 불균형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생리는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남성 호르몬인 프로게스테론의 조절 작용을 통해 주기가 결정되는데 에스트로겐 결핍으로 주기가 일정치 않아진다. 또 생리주기의 전반부(배란 전)에 에스트로겐이 충분히 만들어졌지만 이후 배란이 이뤄지지 않아 프로게스테론이 분비되지 못하면서 에스트로겐에 의해 과도하게 두꺼워진 자궁내막이 탈락하면서 월경과다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대개 40대에서 월경과다증이 많이 나타나는데 최근 3년간 ‘과다·빈발 월경’으로 병원을 찾은 약 26만 명 중 약 40%가 40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 자궁근종, 자궁선근증 등 질환이 월경과다증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월경과다증은 잦은 생리대 교체와 불안감으로 일상생활과 수면에 악영향을 끼쳐 여성의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 심한 경우 철 결핍성 빈혈, 호흡곤란 등을 초래할 수 있어 진료가 필요하다.

월경과다 원인 중 하나인 자궁근종은 자궁의 근육 중 하나인 평활근에 생기는 양성 종양이다. 자궁선근증은 자궁 내막에 있는 분비샘과 조직이 자궁근육에서 증식해 자궁의 크기가 비대해지는 질환으로 월경통, 골반통 등을 일으키기도 한다.

이지영 건국대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최근 폐경 전 과다월경 환자가 많아지고 있다”며 “40대와 50대에서 자궁근종 등 여성 질환이 발생하는 비율도 높아지고 있지만 산부인과에서 진료를 받는 경우는 발생비율에 비해 적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폐경이행기 여성의 삶을 크게 떨어뜨리는 월경과다증은 1차적으로 레보노르게스트렐 호르몬이 함유된 자궁 내 장치(IUS)를 통해 치료할 수 있으며 증상에 따라 건강보험 급여 적용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헬스동아#건강#폐경사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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