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 두뇌의 절반 크기 ‘초기인류 뇌’ 미스터리 풀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5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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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 날레디’ 뇌 3D로 복원-분석… 작지만 의사결정부분 비중은 비슷

현대인 152명의 뇌를 자기공명영상(MRI)으로 촬영한 뒤 평균 값을 3차원(3D) 형상으로 만든 모습(위 사진)과 화석을 통해 
호모 날레디의 뇌 형상을 3D로 복원한 모습. 호모 날레디의 뇌는 현생인류의 절반 이하 크기지만, 고등 지능과 관련된 전두부의 
비중이 현대인과 비슷하게 나타났다. 사진 출처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현대인 152명의 뇌를 자기공명영상(MRI)으로 촬영한 뒤 평균 값을 3차원(3D) 형상으로 만든 모습(위 사진)과 화석을 통해 호모 날레디의 뇌 형상을 3D로 복원한 모습. 호모 날레디의 뇌는 현생인류의 절반 이하 크기지만, 고등 지능과 관련된 전두부의 비중이 현대인과 비슷하게 나타났다. 사진 출처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현생인류의 뇌는 인류 조상의 뇌와 어떻게 다를까. 우리 뇌는 어떻게 현재 수준까지 진화해 왔을까. 이는 고인류학자들뿐만 아니라 뇌과학자들의 오랜 질문이기도 하다. 최근 멸종한 인류 조상의 뇌를 복원하려는 과학자들의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랠프 홀러웨이 미국 컬럼비아대 인류학과 교수가 이끈 국제 공동 연구진은 초기 인류인 ‘호모 날레디’의 뇌를 3차원(3D) 컴퓨터 모델로 복원하고 그 분석 결과를 국제학술지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14일자에 발표했다. 호모 날레디는 2013년 남아프리카 라이징스타 동굴 속 무덤으로 추정되는 깊숙한 곳에서 발견된 고인류다. 연구진은 이곳에서 발굴된 5명의 유골과 화석을 활용했다. 이들은 33만5000년 전∼22만6000년 전까지 생존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 시기는 현생인류 직전의 인류 조상이 출현한 때이기도 하다.

하지만 호모 날레디는 두뇌 용량(600cc)이 현대인(1300cc)의 절반에도 못 미쳐 발견 당시 인류학계가 발칵 뒤집혔다. 인류사에선 뇌 용량이 지능과 높은 연관성을 보였기 때문이다. 시기상으로도 현생인류와 가깝고 무덤이 장례 문화의 산물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호모 날레디의 작은 뇌는 미스터리였다. 230만 년 전 출연한 호모 하빌리스가 600cc, 200만 년 전 호모 에렉투스가 900cc, 현생인류와 가장 가까운 네안데르탈인은 1450cc의 뇌를 갖고 있었다.

작은 뇌의 미스터리는 이번 3D 복원 분석 결과 밝혀졌다. 호모 날레디 뇌의 경우 크기는 작았지만 호모 하빌리스나 호모 에렉투스와 유사한 구조적 특징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홀러웨이 교수는 “의사 결정 등 고등 지능과 관련된 전두부 비중은 현대인과 비슷했다. 훨씬 이전 시기의 호미닌이나 유인원과는 확연히 다르다”며 “뇌의 기능적인 진화가 현생인류를 비롯한 호모속의 공통점”이라고 밝혔다.

한편 스반테 폐보 독일 막스플랑크 진화인류학연구소 교수팀은 4만 년 전 멸종한 네안데르탈인의 미니 뇌를 복원하는 프로젝트에 착수했다고 11일(현지 시간) 밝혔다. 현대인 피부세포에서 유래한 유도만능줄기(iPS) 세포에 네안데르탈인의 DNA를 넣은 뒤, 신경세포로 분화시켜 배양해 콩알만 한 크기의 뇌 인공세포체(오가노이드)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폐보 교수는 “현대인의 뇌 오가노이드와 네안데르탈인의 오가노이드를 비교해 차이를 밝힐 계획”이라고 밝혔다.

송경은 동아사이언스 기자 kyunge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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