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관절 세바른병원]관절통증에 피로·식욕부진… 류머티즘관절염 의심해보세요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2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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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머티즘관절염

고재현 세바른병원 강서점 원장이 류머티즘 관절염 환자에게 올바른 치료법에 대해 알려주고 있다. 세바른병원 제공
고재현 세바른병원 강서점 원장이 류머티즘 관절염 환자에게 올바른 치료법에 대해 알려주고 있다. 세바른병원 제공
서울 관악구에 사는 식당 종업원 박모 씨(52)는 석 달 전부터 손과 발이 저리고 관절이 굳는 증세에 시달렸다. 오랜 고민 끝에 정형외과를 방문한 박 씨에게 내려진 진단명은 ‘류머티즘 관절염’. 박 씨는 “오랜 시간 서있거나 쪼그려 앉아 음식을 만들다 보니 찾아온 직업병이라고만 생각했다. 앞으로 치료받을 일을 생각하니 막막하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관절염은 일반적으로 염증이 발생한 관절 부위에만 통증이 나타난다. 하지만 관절 통증과 피로감, 발열, 식욕부진 등의 증상이 동반되는데 이 경우 류머티즘 관절염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류머티즘 관절염은 대표적인 자기면역질환이다. 이 병에 걸리면 우리 몸의 면역체계에 문제가 생겨 체내의 정상세포를 적으로 인식하고 공격한다. 나이와 상관없이 발생할 수 있어 더욱 위험하다.

일반적으로 유전이나 세균, 바이러스 감염 등이 류머티즘 관절염의 원인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이 병의 정확한 발병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최근엔 신체적,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은 뒤 발병률이 높아지는 데 주목한다. 유전적인 영향도 커서 가족 중에 류머티즘 관절염을 앓은 사람이 있다면 일찍부터 검사를 받아야 한다.

또 남성에 비해 여성 환자가 3배가량 많고 폐경 초기에 발병률이 높아 여성호르몬이 악영향을 주는 것으로 추정된다.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은 자기 면역을 강화하는 역할을 하고,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은 자기면역을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여성이 폐경 등을 거치면서 여성호르몬이 불안정해지거나 지나치게 많아지면 면역체계에 이상이 생기고 면역시스템이 자기 자신을 공격하는 일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발병 초기에는 관절을 싸고 있는 활막부터 염증이 발생하고 관절 통증이 시작된다. 더 큰 문제는 손가락과 손목 관절부터 팔꿈치, 어깨, 발목, 무릎 등 전신으로 염증이 퍼져 나간다는 사실이다. 보통 좌우대칭으로 통증이 발생하고 여러 관절이 동시에 붓거나 열이 나기도 한다. 특히 손가락 가운데 마디의 관절통을 호소하는 환자가 많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 관절이 뻣뻣해지는 ‘조조강직’도 류머티즘 관절염의 대표적인 증상이다.

더 큰 문제는 이 병이 한 번 발병하면 2년 내 관절 변형이나 손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심하면 빈혈, 건조증후군, 피부결절, 혈관염, 피부궤양 등 전신에서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또 한 번 손상된 관절은 다시 정상으로 되돌리기 어렵기 때문에 조기 진단과 빠른 치료가 가장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반복된 관절 운동으로 연골이 손상된 퇴행성 관절염과 류머티즘 관절염은 발병 원인과 증상 자체가 다르므로 차별적인 진단과 치료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실제로 퇴행성관절염이라고 자체 판단하고 약물을 복용했지만 낫지 않다가 류머티즘 관절염을 진단받은 환자들도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류머티즘 관절염의 치료 목적은 크게 2가지로 꼽는다. 먼저 이 병으로 환자가 겪게 되는 통증을 줄이는 일이 시급하다. 관절을 부드럽게 움직이도록 하는 활막에 염증이 생기면 염증과 함께 주변 연골을 포함한 관절 손상까지 유발한다. 이 과정에서 환자는 참기 힘든 엄청난 통증을 겪는다. 이 같은 통증을 최대한 낮추는 것이 치료의 주된 목적이다.

또 망가진 면역체계를 바로잡아 일상생활이 가능토록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류머티즘 관절염은 근본적으로 면역체계의 이상으로 발생한다. 따라서 면역체계를 제대로 바로잡지 않으면 통증을 잡는다 해도 재발은 시간문제다. 따라서 류머티즘 관절염에는 전문의의 정밀검사 이후 소염제와 항류머티즘약제 등 약물을 우선 처방한다. 이 약물은 질환이 진행되는 것을 막고 진행 속도를 늦추는 역할을 한다. 한 번 손상된 관절에는 물리치료, 운동치료, 관절내시경 수술 등으로 통증을 완화시켜야 한다. 또 원활한 관절운동을 할 수 있도록 재활 치료도 받아야 한다.

고재현 세바른병원 강서점 원장은 “류머티즘 관절염의 치료에는 환자 본인의 노력이 절실하다. 비만한 사람은 체중을 감량해서 관절에 가해지는 부담을 덜고, 운동량을 적절히 조절해야 한다. 또 술이나 카페인 등 자극적인 음식은 당연히 삼가야 면역력의 향상을 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철호 기자 ironti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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