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건강의학과 Q&A]Q:내년부터 국민 정신건강 검진한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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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7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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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한국인 행복도 150개국 중 56위 그쳐… 설문 참여, 마음건강 지키기 첫걸음

홍진표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홍진표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Q. 내년부터 전 국민 정신건강검진을 한다고 하는데요?

A. 정신건강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기 위한 취지입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우편으로 보내는 설문지를 자발적으로 작성해서 돌려보내는 국민에게 결과를 알려주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참여는 전적으로 본인의 자발적인 의사에 의해 결정됩니다. 자신의 건강상태에 대한 이해가 건강을 지키는 첫걸음이니 가벼운 마음으로 참여하면 좋을 듯합니다.

우리나라는 현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자살률 1위로 정신건강의 위기가 매우 심각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을 대상으로 설문을 시행하는 정책은 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정신건강의 위기가 바로 정신건강에 대한 무관심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문제를 인식했다는 거죠.

지난해 전국 정신질환 실태조사 결과 국민의 27.6%가 평생 한 번 이상 정신질환을 경험했다고 했습니다. 이 중에서 한 번이라도 치료나 상담을 받은 경우는 15%에 불과합니다. 치료받지 않은 사람에게 이유를 물어본 결과 80% 정도가 본인은 그런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했습니다. 정신건강에 대한 무관심과 인식 부족이 얼마나 심각한지 알 수 있는 대목이죠.

정신건강검진이라는 용어에 거부감을 가지시는 분이 있는 듯합니다. 그러나 정신건강에 대한 관심과 인식 수준을 제고해 누구나 정신적으로 보다 더 건강한 생활을 하도록 하자는 취지를 알았으면 합니다.

구체적인 시행 방식을 살펴볼까요. 취학 전 2회, 초등생 시기 2회, 중고교생 시기 각 1회, 20대 3회입니다. 30대 이후에는 10년 주기로 2회씩 가능합니다. 앞에서 말했던 대로 건보공단이 설문을 우편으로 발송하면 스스로 기입하는 식입니다. 그렇게 설문을 작성하는 과정에서 스스로의 마음 상태를 한 번 돌아보고 정신건강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만 해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 인구는 지난달 5000만 명을 넘었습니다. 또 1인당 국민소득이 2만 달러가 넘는 국가입니다. 경제 규모나 수준 면에서 다른 국가의 부러움을 받게 됐습니다. 그러나 4월 발표된 유엔 행복 보고서를 보면 조사 대상 150개국 중 한국인의 행복도는 56위에 불과합니다. 이 보고서에서는 국민의 행복도를 최우선으로 하는 부탄의 예를 들면서 전 세계의 모든 국가가 정신건강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국민의 정신건강을 제고할 정책을 시행하도록 권유하고 있습니다. 이번 정신건강검진은 정신건강 증진을 위한 첫걸음이라 할 수 있습니다. 국민 한 분 한 분이 이번 시책에 적극 호응한다면 정신건강과 행복도가 경제 수준에 맞게 높아지지 않을까요?

홍진표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국민 정신건강#설문 참여#마음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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