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룰즈섹’, 연일 외신을 통해 그리고 이제는 국내 언론에 자주 등장하며 하루 아침에 ‘유명인사’가 돼 버렸다. 바로 초국적 해커집단이다.
알려진대로 우리말 ‘ㅋㅋㅋ’과 영문으로 비슷하게 쓰이는 ‘크게웃다’의 축약어 LOL(Laughing Out Loud)과 같은 뜻으로 쓰이는 ‘룰즈(Lulz)’에 security(보안)를 합쳐 만든 것이 바로 룰즈섹(Lulzsec)이다.
이들의 정체는 아직까지 정확하게 알려진게 없다. 다만 인터넷 정보공유를 위해 노력하고, 정보 차단을 막거나 인터넷 활동에 제약을 주는 무리들에게 응징을 가하는 집단으로만 알려져 있다.
정치적인 목적에 의해 휘둘리지도 않는다. 온전히 인터넷을 이용한 순수(?) 해커집단이다.
해외 전문가들은 이런 점에서 또다른 해커집단 어나니머스(anonymous)와 다르다고 보고 있다. 어나니머스는 지난해 말부터 북아프리카 지역에 불었던 ‘재스민 혁명’ 당시 튀니지와 짐바브웨 정부 사이트를 해킹하고, 위키리크스가 발각되자결제를 차단했던 카드사들을 해킹했다.
그러나 룰즈섹은 이런 식이다. 소니 홈페이지를 해킹하고 본사에 알린다. 그러나 무시하자 소니 계열사들의 공식 사이트들을 하나씩 무너뜨리기 시작한다. 이유는 없다. 그들의 이름대로 그냥 ‘크게 웃기위한 재미를 느끼는’ 정도.
또 미 국방부가 미국에 대한 사이버 공격은 테러로 간주하고 군사적 대응을 하겠다고 발표하자 ‘미친 FBI’라며 무작정 FBI사이트를 공격하는 방식이다. 최근엔 FBI 뿐만이 아니라 CIA까지 해킹하면서 명성이 자자해졌다.
룰즈섹이 트위터에 CIA 홈페이지 해킹한 사실을 알린 메시지.룰즈섹은 CIA 홈페이지 해킹 당시에는 “Tango down - cia.gov - for the lulz”라고 트위터에 공개하며 알리기도 했다.
또 어나니머스는 DDos 공격에 의해 과부하를 주는 방식으로 해킹을 한다면 룰즈섹은 공격할 홈페이지를 해킹해 빼내온 정보를 룰즈섹 홈페이지에 공개하는 방식이다. 더욱 정교하고 기술적이다.
어찌됐든 이러한 룰즈섹은 국내 네티즌들에겐 오히려 선망(?)의 대상이 돼 버렸다. 인터넷을 지키는 ‘태권브이’나 해외 집단인 만큼 ‘아이언맨’이라는 칭호를 붙여준 것이다.
커뮤니티 사이트들에서 룰즈섹의 활동을 들은 네티즌들은 “정말 정치적 목적이 없고 특정한 수단에 의해 움직이지 않는다면 인터넷상의 진정한 아이언맨 아닌가”라면서 “단순 해커집단으로 치부하기에는 인터넷 활동에 제약하는 이들에게 경고하는 대응 방식이 순수해 보인다”고 평가했다.
일부 네티즌들도 “부정적으로 바라보면 인터넷 악동들인 것은 맞지만 보안에 철저하다는 사이트들도 이들에 의해 한번 뚫리고 나면 더욱 신경을 써서 해야 하니 보안불감증은 없어질 것 같다”고 호응해 주기도 했다.
룰즈섹을 ‘인터넷 악동’으로 표현한 것에 대해 한 네티즌은 “악동이라면 김창렬이 떠오른다. 한 때 합의금으로만 수억 원이라는 것을 방송에서 봤는데 룰즈섹이 미 정부 사이트나 기업들을 해킹했으니 합의금으로 따지면 상상을 초월할 것 같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룰즈섹이 해킹한 사이트들을 ‘폭파시킨다’고 표현해 놓은 이미지.반면 “룰즈섹이 앞으로 심각한 문제를 야기시킨다거나 되려 인터넷 발전을 저해하는 행위가 발각되면 더욱 큰일이 날 수 있는 만큼 정체를 밝혀내는 것도 중요해 보인다”고 지적하는 의견도 보였다.
한편 룰즈섹은 거래 행위가 남지 않거나 그 흔적을 찾을 수 없는 ‘비트 코인’ 방식을 통해 기부 받아 유지되는 것으로 홈페이지를 통해 알리고 있다. 그들이 어떻게 유지되는지 조차 그들의 활동 만큼이나 비공개로 가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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