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6개월 넘으면 ‘공갈젖꼭지’ 끊으세요

동아일보 입력 2010-09-27 03:00수정 2010-09-27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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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소아감염병학회 통해 본 영유아 급성중이염 예방 요령 《아기가 보채면 엄마 마음도 조급해진다. 머리에 손을 대보거나 체온계로 체온을 재보고 열이 그다지 높지 않으면 ‘감기를 살짝 앓는 건가’라고 생각하기 일쑤다. 콧물도 잘 흘리지 않는 것 같아 집에 있는 해열제만 먹일 때도 있다. 그러나 평소 잘 먹던 아기가 먹지도 않고 잠을 못 잘 정도로 보챈다면 단순한 감기가 아니라 급성중이염일 확률이 높다. 특히 말소리를 못 알아듣거나 아기를 눕혔을 때 더 보챈다면 귀에 통증이 있다는 뜻이다.》

24일 대만 타이베이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회 아시아소아감염병학회에서 의사와 의료 관계자들이 증가 추세인 급성중이염의 발병 원인과 예방법을 논의하고 있다. 타이베이=노지현 기자 isityou@donga.com
급성중이염은 3세 미만인 아이 중 75%가 걸린다. 3세가 되기 전 10명 중 7, 8명은 겪는 흔한 질병인 셈이다. 특히 6개월 이하인 영아가 한 번 걸린 뒤 제대로 치료를 받지 않으면 재발할 확률이 높다. 풍진처럼 한 번 걸린 뒤 몸에서 면역체계가 생기는 것이 아니라 귀에 다시 바이러스나 세균이 침입하면 또 걸린다. 대만 타이베이 국제컨벤션센터에서 21∼26일 열린 제5회 아시아소아감염병학회에서는 세계적으로 증가 추세인 급성중이염의 발병 원인과 예방법에 대한 토론이 벌어졌다.

○ 아기 혼자 바닥에 누워 먹지 않도록

아기가 배고프다고 보챌 때 노리개젖꼭지(공갈젖꼭지)를 흔히 물린다. 하지만 노리개젖꼭지는 중이염의 원인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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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리개젖꼭지를 빨면 공기가 입안으로 들어온다. 귀에서도 공기가 들어오고 나가는데 입을 통해 들어온 공기가 귀로 많이 들어가면 귀의 공기 압력이 높아진다. 이 압력에 자주 노출되면 귓속 면역체계가 깨지기 쉽다. 영유아는 유스타키오관(목, 비강, 중이로 이어지는 관)이 짧아 코나 입으로 들어온 잡균이 쉽게 귀에 염증을 일으킨다. 노리개젖꼭지는 6개월이 넘으면 쓰지 않는 것이 좋다.

이날 ‘중이염의 위험성’에 대해 발표한 그레첸 나바로 로신 필리핀 성누가병원 교수는 “생후 6개월이 되기 전까지는 모유 수유를 권장한다”고 말했다. 아기를 팔에 안고 45도 정도 기울인 상태에서 수유를 하기 때문에 중이염 예방에 좋다는 것. 누워서 먹게 되면 구강구조상 귀 안의 압력이 지속적으로 높게 유지된다. 분유를 먹는 아기라도 아기 혼자 바닥에 등을 대고 누워서 먹게 해서는 안 된다.

부모가 담배를 피우는 것도 삼가야 한다. 담배연기나 대기오염에 많이 노출되는 아기일수록 중이염에 잘 걸린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 “초기 대처 못하면 재발할 수도”

아기가 잠을 자지 못하고 보채거나, 눕혔을 때 더 운다면 소아 급성중이염일 확률이 높다. 말로 아픔을 표현하지 못하는 3세 미만 때 주로 발병하기 때문에 부모가 눈치를 못 채는 경우가 많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부모는 아이가 중이염에 걸린 줄 모르고 방치해 병을 키운다.

웨이충슈 대만국립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이날 발표한 ‘중이염의 사회적비용’ 논문에서 “생후 6개월 전에 중이염에 걸렸을 때 제대로 대처하지 않으면 재발할 위험이 크다”며 “병이 심각해진 뒤 항생제를 먹고 재발하면 더 강한 항생제를 복용하는 악순환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고 발표했다.

‘공기’빨면 귀로 들어가 염증 유발 가능성 폐구균 백신 효과깵 항생제 처방 주의를

항생제 처방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고민하는 부분이다. 영국과 호주에서는 항생제 처방을 하기 전에 ‘일단 지켜보면서 처방하자(WASP)’는 지침도 나올 정도다. 그러나 이날 참석한 전문가들은 “항생제를 조기에 자주 사용하는 관행이 아직까지 고쳐지지 않은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 폐렴구균이 중이염 일으켜

‘귀에 물이 들어가면 중이염에 걸린다’고 믿는 사람이 많지만 물이 중이염의 원인은 아니다. 바이러스와 세균 때문이다. 중이염을 일으키는 두 가지 주요 박테리아는 바로 폐렴구균과 비피막형 헤모필루스 인플루엔자다. 이런 박테리아가 귀에 침입했을 때 급성중이염으로 발전하지 않게 하려면 그만큼 이겨낼 만한 면역체계와 예방력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웨이 교수는 “아기들이 서너 차례 접종하는 폐구균 예방백신이 급성중이염 예방에도 큰 도움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폐구균 예방백신은 아기가 폐렴이나 뇌수막염에 걸리는 것을 막기 위해 국내에서도 많이 접종한다. 폐렴과 뇌수막염을 예방하기 위해 개발했는데 급성중이염 예방에도 효과가 있는 제품이 있다. 글락소스미스클라인의 ‘신플로릭스’가 대표적이다. 모든 중이염의 3분의 1 이상은 예방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타이베이=노지현 기자 isityou@donga.com

::영유아 급성중이염 예방법::

○ 생후 6개월까지는 모유 수유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 생후 7개월이 넘어서까지 ‘노리개젖꼭지’를 쓰지 않도록 한다.

○ 영유아가 바닥에 누운 자세로 분유나 우유를 먹지 않도록 한다.

○ 아이가 담배연기나 대기오염에 노출되지 않도록 한다.

○ 면역체계를 유지하기 위해 부모가 균형 잡힌 식습관을 갖춰줘야 한다.

○ 폐구균 백신을 맞혀 폐구균이 원인인 중이염을 예방한다.

○ 생후 6개월 전에 걸린 아이는 재발 가능성이 높은 만큼 경과를 잘 살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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