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철 LG생명과학 사장 “바이오산업, 건강분야와 융합해 새틀 짜야”

  • 동아일보

“제약산업 의존 탈피를”

“바이오 연구가 지금은 제약 부문에 너무 치우쳐 있습니다. 헬스케어 전반으로 확장되어야 해요. ‘건강’이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새로운 틀을 짜야 합니다.”

김인철 LG생명과학 사장(59·사진)은 우리나라 바이오산업의 방향이 바뀌어야 세계 선두권에 진입할 수 있다는 진단을 내렸다. 연구원과 경영인으로 바이오업계에서만 40년가량 종사한 김 사장은 “발상만 바꾼다면 최근 5∼10년간 세계 바이오 분야에 닥친 위기는 우리에게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선 국내 바이오 연구가 제약산업의 틀을 벗어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내 바이오산업 매출의 70%가 지금은 제약에서 나오지만 앞으로는 ‘건강’을 중심으로 바이오산업과 정보기술산업, 의학, 유전공학, 화학 등이 모두 융합된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는 “신약 개발에만 매달리는 대신 다양한 방법으로 건강을 돌보는 종합적인 연구로 전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약 개발도 달라져야 해요. 바이오시밀러같이 막대한 자본이 필요한 분야에는 대형 바이오기업이 집중적으로 투자해야 합니다. 중소기업은 타미플루 개발로 유명한 미국의 길리아드사처럼 모험심을 갖고 신규 분야를 개척해야 합니다.”

이런 점은 정부가 기업을 지원할 때도 마찬가지다. 대형 바이오기업과 속도가 생명인 벤처는 전략적으로 구분해서 다른 방식으로 지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모두에게 나눠 주기 식으로 지원하기보다는 발상을 바꿔 가능성 있는 분야에 과감하게 투자를 하는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기업 역시 단순히 복제약을 만드는 방식의 연구개발 관행으로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힘들다”고 강조했다.

김규태 동아사이언스 기자 kyouta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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