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뷰티]채소과일로 건강한 1년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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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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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식단’으로 나온 배, ‘3-6-5’ 채소·과일로 쏙∼ 집어넣으세요<하루 3번-6가지 이상-5가지 색깔>

《제대로 먹지 못하던 시대가 있었다. 그러나 현대 사회는 ‘과잉’의 시대다. 식단도 채식 위주의 저칼로리에서 육식 위주의 고칼로리로 바뀌고 있다. 비만 환자가 급속하게 늘었다. 이 ‘비만 식단’에 대한 반성은 과일과 채소를 많이 먹자는 운동으로 이어졌다. 1989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5 a day’ 운동이 시작됐다. 과일과 채소를 매일 최소한 5회는 먹자는 뜻이다. 이 운동은 곧 미국 전역으로 확산됐다.》

가족건강365본부 과일·채소먹기 운동 본격 시작
노랑-하양-녹색-검정-빨간색 골고루 섞어먹어야 효과


○ 과일·채소 먹기, 세계로 확산

2000년 11월 미국 정부는 이 운동을 정책으로 발전시켰다. 4∼6세 아이를 대상으로 매일 과일과 채소를 공급하는 시범프로그램을 실시했다. 아이들의 비만 위험이 눈에 띄게 줄었다. 미국질병관리통제센터(CDC)는 올해 “청소년의 비만 증가율이 크게 둔화됐다”고 발표했다. 이 기간 성인의 암 발생률도 처음으로 감소했다.

영국 정부도 ‘Eat 5 Colors A Day’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다섯 가지 색깔의 과일과 채소를 매일 먹자는 운동이다. 미국과 마찬가지로 4∼6세의 아이들에게 매일 200만 t의 과일과 채소가 공급되고 있다. 학교 교사의 99%가 캠페인이 시작되고 난 후 아이들의 건강이 좋아졌다고 평가했다.

호주 정부도 두 종류의 과일과 다섯 종류의 채소를 먹자는 ‘the Go for 2 Fruit & 5 Veg Campaign’을 2005년부터 실시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는 국내에서도 확산되고 있다. 최근에는 채소와 과일 생산자, 소비자, 의학계, 언론계 인사들이 참여한 ‘가족건강365본부’가 발족하기도 했다. 이 단체는 ‘하루에 3번, 6가지 이상의 채소와 과일을, 5색으로 맞춰 먹자’는 ‘365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건강 증진 차원에서 과일과 채소 섭취를 활성화하자는 본격적인 캠페인은 처음이다. ‘365캠페인’은 다른 뜻도 담고 있다. 6가지 이상의 과일과 채소를 매일 3회, 5색으로 맞춰 먹으면 ‘365일 내내 3대 가족이 6대 암과 5대 생활습관 병을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이다.

○ 과일과 채소, 왜 좋은가

많은 의학자들은 과일과 채소를 색깔별로 충분히 먹으면 암은 물론 비만, 당뇨, 고혈압 등의 만성질환도 예방할 수 있다고 말한다. 과일과 채소에 들어 있는 성분이 병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이 성분 가운데 최근 각광을 받는 게 피토케미컬이다. 이 물질은 식물이 강한 햇빛과 해충, 외부의 스트레스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해 만들어내는 것이다. 이 성분이 사람의 몸 안에 들어가면 해로운 활성산소를 막아주고 손상된 세포를 재생시켜 각종 질병과 노화를 방지해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채소와 과일에 풍부한 섬유질은 혈당을 조절하고 식욕을 줄여준다. 또 탄수화물이 혈당으로 바뀌는 속도를 늦춰 탄수화물을 지나치게 많이 먹지 않도록 해 준다. 이 때문에 채소와 과일을 많이 먹는 식사는 체중조절에 도움이 되는 것이다.

이 밖에도 채소와 과일에 풍부한 효소와 비타민을 포함한 미네랄은 우리 몸에 긍정적 역할을 한다. 다만 비타민과 효소는 대부분 열이 가해지거나 살균하는 과정에서 파괴되기 때문에 채소와 과일은 날로 먹는 게 좋다. 좋은 성분만 추출한 영양제도 많지만 신선한 채소와 과일을 먹는 것만 못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 색깔별로 먹자

우선 당근, 고구마와 같은 노란색 채소를 보자. 여기에 있는 황적색의 ‘카로티노이드’ 색소는 몸 안에서 비타민A로 바뀌어 노화를 방지하고 암세포가 커지는 것을 막는다. 베타카로틴은 암 외에 동맥경화도 막아주는 효과가 있다. 된장과 청국장 같은 발효식품은 면역력을 키워준다.

녹색 채소에는 엽록소가 많다. 이 엽록소는 상처를 빨리 치유시키며 세포가 잘 재생되도록 돕는다. 혈액을 깨끗하게 해 노화를 늦춰주는 기능도 있다. 녹색 채소에 많은 또 다른 색소인 클로로필은 콜레스테롤과 혈압을 낮춰준다.

무, 도라지, 콩나물은 대표적인 흰색 채소다. 플라보노이드, 이소플라본이란 성분이 많다. 이 성분은 유해 물질을 몸 밖으로 내보내고, 몸 안으로 침투한 바이러스와 세균에 대한 저항력을 키운다. 특히 이소플라본은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거의 흡사한 역할을 한다. 따라서 중년 여성의 갱년기 증상을 완화하는 데 아주 좋다.

검정콩과 흑미는 면역력을 키우고 노화를 막는 데 효과를 발휘한다. 이런 검은 곡물에는 안토시아닌이라는 색소가 있다. 이 색소는 유해산소를 걸러내는 항산화 능력을 키워준다.

토마토, 대추, 구기자 등 붉은 과일과 야채에는 라이코펜 성분이 많다. 이 성분은 혈관을 튼튼하게 하고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한다. 고혈압과 동맥경화 예방에 도움을 준다. 예로부터 붉은색 음식은 항암 효과가 큰 것으로 알려져 있어 천연항암제로 불리기도 한다. (도움말=강재헌 인제대 가정의학과 교수)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동영상 = '건강채소' 전도사…국내 최초 채소소믈리에 김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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