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환경산업기술원은 올해 말까지 탄소성적표지제도에 따라 탄소배출량을 인증 받은 제품이 약 100개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유리병 무게 1%만 줄여도 CO₂ 수g 감축효과원료제조 공정 개선 통해 온실가스 배출 크게 줄여
탄소성적표지제 인증 제품 연말까지 100개로 늘 듯 삼성전자 드럼세탁기와 현대자동차의 YF쏘나타를 보면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나와 있다. 2월부터 시작한 ‘탄소성적표지제도(일명 탄소 라벨링)’ 때문이다. 이 제도는 원료 구입부터 제품 생산, 유통, 사용까지 전 과정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를 이산화탄소량으로 환산해 공개하는 것이다. 그러나 과학자들은 “탄소 배출량을 표시하는 건 기업의 감축 의지를 보여줄 뿐 실제 감축과는 상관이 없다”고 말한다. 한국환경산업기술원 조규수 탄소경영팀장도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해 기업들이 온갖 기술을 이용해 실제 감축을 해야 탄소 다이어트 시대로 진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 국내 기업 아산화질소 감축 활발
최근 과학계가 주목하는 분야는 기존 공정을 대체할 새로운 화학공정이다. 온난화 주범인 화석연료의 사용을 줄이고 부산물로 생산되는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서다. 국내에서는 이산화탄소, 메탄, 수소불화탄소, 과불화탄소, 육불화황과 함께 교토의정서에서 온실가스로 지정된 아산화질소 감축이 활발하다. 아산화질소는 흔히 ‘웃음가스’라고 불리지만 이산화탄소보다 온실효과가 310배나 높다.
이 기체는 나일론이나 질산비료 등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부산물로 생긴다. 나일론과 식약품 원료인 아디프산 1kg을 생산하는 데 약 0.27kg의 아산화질소가 나온다. 하지만 화학반응을 크게 촉진하거나 환원제를 넣으면 아산화질소 생성을 억제할 수 있다. 2006년 프랑스 화학회사 로디아는 울산 온산에 건설한 공장에서 배출되는 아산화질소를 다시 분해하는 방식으로 온실가스 915만1000t을 감축했다. 그만큼 이산화탄소 배출권을 해외에 판매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한화와 휴켐스는 아산화질소 감축 기술을, 후성(옛 울산화학)도 프레온가스와 유사한 수소불화탄소 분해 기술을 도입해 온실가스를 획기적으로 줄였다. 가톨릭대 환경공학과 위정호 교수는 “소비재 원료를 만드는 과정에서 온실가스를 줄이면 결국 일반 소비재의 탄소 배출량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 탄소 1g도 쥐어짠다
탄소성적표지제도로 인증된 제품은 현재까지 69개 제품에 이른다. 세탁기와 자동차는 물론이고 금호아시아나항공 에어버스330 기종의 서울 김포와 일본 하네다 노선, 광동제약 옥수수수염차, 연세대 연세우유까지 소비재와 생산재를 망라한다. 올해 말까지 100개로 늘어난다. 한발 더 나아가 기업들이 해당 제품의 탄소 배출량을 줄이면 저탄소 인증을 받게 된다. 실제로는 이것이 온실가스를 줄이고 지구 온난화를 막는 길이다.
이들 기업은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고 있다. 광동제약은 유리병 무게를 1% 정도 줄이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이 회사가 만드는 건강보조음료 180mL짜리 한 병은 259g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 유리병 무게만 줄여도 수 g의 이산화탄소를 줄일 수 있다. 환경산업기술원은 내년부터 탄소배출 인증을 받은 상품 가운데 10개 품목을 대상으로 감축이 실제 이뤄졌는지 판단해 저탄소 인증을 주는 제도를 시범 운용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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