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로호 발사 성공… 목표궤도 진입은 실패

  • 입력 2009년 8월 26일 02시 55분


하늘門절반만 열고… 우주 강국의 꿈을 실은 한국 첫 우주발사체 나로호(KSLV-I)가 25일 오후 5시 전남 고흥군 봉래면 나로우주센터에서 화염을 내뿜으며 발사대를 떠나 하늘로 솟아오르고 있다. 나로호는 이날 발사에는 성공했으나 위성을 목표 궤도에 올려놓는 데는 실패해 아쉬움을 남겼다. 나로호에 실린 과학기술위성 2호의 정확한 위치와 정상 작동 여부는 26일 중 확인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 제공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하늘門절반만 열고… 우주 강국의 꿈을 실은 한국 첫 우주발사체 나로호(KSLV-I)가 25일 오후 5시 전남 고흥군 봉래면 나로우주센터에서 화염을 내뿜으며 발사대를 떠나 하늘로 솟아오르고 있다. 나로호는 이날 발사에는 성공했으나 위성을 목표 궤도에 올려놓는 데는 실패해 아쉬움을 남겼다. 나로호에 실린 과학기술위성 2호의 정확한 위치와 정상 작동 여부는 26일 중 확인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 제공 한국항공우주연구원
과학위성 2호, 궤도 34㎞ 벗어나 ‘우주미아’ 우려
원인 파악 안돼… 정부 “러와 별도 조사委 구성”

한국 최초의 우주발사체 ‘나로호(KSLV-I)’가 25일 발사에는 성공했지만 과학기술위성 2호를 목표한 궤도에 올려놓는 데는 실패했다. 최종 결과가 나와 봐야 알겠지만 국내 과학계는 일단 절반의 성공을 거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첫 발사에서 이만큼 해낸 것만도 잘한 것이라는 평가가 적지 않다.

안병만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은 이날 나로호 발사 1시간 후에 가진 브리핑에서 “나로호의 1단 액체로켓과 2단 고체로켓이 성공적으로 분리됐으나 과학기술위성 2호를 목표 궤도에는 올려놓지 못했다”고 밝혔다. 안 장관은 “원인 규명을 위해 한-러 공동사고조사위원회와 별도로 정부 차원의 우주사고조사위원회를 운영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순수 국내 기술로 만들어진 과학기술위성 2호를 실은 나로호는 이날 오후 5시 전남 고흥군 봉래면 나로우주센터 발사대에서 힘찬 굉음을 내뿜으며 발사됐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에 따르면 나로호는 발사 직후 1단 로켓을 성공적으로 분리한 데 이어 발사 9분 40초 후 당초 목표한 고도 306km보다 34km 정도 높은 약 340km 상공에 과학기술위성 2호를 올려놨다. 발사 1시간 후 위성이 목표 궤도 진입에 실패했다는 분석 결과가 나오자 나로우주센터는 비상근무체제에 돌입했다.

항우연은 26일 과학기술위성 2호와의 교신을 시도할 계획이다. 당초 예정대로라면 26일 오전 4∼5시에 교신해야 하지만 위성의 위치가 달라져 교신시간은 유동적이다.

과학기술위성 2호의 위치는 25일 밤늦게까지 파악되지 않았다. 최악의 경우 위성이 ‘우주 미아’가 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우주과학 전문가들은 과학기술위성 2호가 정상궤도 진입에 실패한 원인으로 △나로호 1단 액체엔진의 추진력 이상 △2단 고체엔진의 추진력 이상 △2단 로켓에서 위성 분리 실패 △페어링(위성보호 덮개) 분리 실패 가능성 등을 거론하고 있다.

한 전문가는 “고도 300∼1500km 상공을 도는 과학기술위성 2호는 340km에서 분리돼도 정상적으로 우주 임무를 수행할 수 있어 실망하기에는 이르다”고 말했다.

한편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비록 궤도 진입에는 실패했지만 절반의 성공이라 할 수 있다. 이번 시도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자”며 “그동안 나로호 발사를 위해 밤낮없이 연구개발에만 전념해 온 항공우주 과학기술자들을 더욱 격려하라”고 지시했다.



나로우주센터(고흥)=박근태 동아사이언스 기자 kunta@donga.com

이현경 동아사이언스 기자 uneasy75@donga.com

고기정 기자 k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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