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 보조금 줄이고 요금 내려야”

  • 입력 2009년 7월 2일 02시 59분


최시중 방통위원장, 통신업체 CEO와 간담회

방송통신위원회는 1일 KT, SK텔레콤, LG텔레콤 등 통신업체에 가입자 1명당 수십만 원씩 지급되는 휴대전화 보조금을 줄이는 대신 통화요금을 깎아주는 방안을 검토해 달라고 요청했다. 또한 통신업체들의 올 상반기(1∼6월) 투자가 당초 계획보다 저조하다고 지적하고 적극적인 투자 집행을 해 달라고 당부했다.

최시중 방통위원장(사진)은 이날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이석채 KT 회장, 정만원 SK텔레콤 사장, 정일재 LG텔레콤 사장 등 6개 주요 통신업체 최고경영자(CEO)들과 조찬 간담회를 했다. 최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경제위기 때는 중소기업이나 서민이 상대적으로 더 큰 어려움을 겪는다”며 “통신업체들이 신규 서비스 투자를 확대하고 저렴하고 다양한 통신요금 상품 출시를 통해 경제위기 극복과 서민생활 안정에 기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방통위가 자체 점검해 이날 공개한 통신업체들의 상반기 투자 실적은 목표액인 4조1000억 원의 80% 수준에 그쳤다. 또 방통위는 최근 통신업체 간 가입자 빼앗기 경쟁이 벌어져 마케팅 비용을 쏟아 붓는 바람에 정작 투자 확대와 서비스 품질 경쟁에는 소홀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결합상품, 저소득층 요금 감면을 통해 소비자의 요금 부담을 지속적으로 줄여왔지만 아직 서민의 경제적 어려움이 해소될 정도는 아니라고 진단했다.

신용섭 방통위 통신정책국장은 “소비자들은 휴대전화가 공짜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요금에 비용이 포함된 것”이라며 “보조금에 상응하는 수준으로 요금을 인하한 통신상품을 개발하고, 저렴한 무선데이터 상품, 소량 이용자를 위한 선불 요금상품 등을 마련해 달라”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통신업체 CEO들은 과열 마케팅을 서로 자제하고 품질 경쟁에 주력하겠다고 즉석에서 합의한 뒤 “정부가 시장 질서를 바로잡는 데 적극적인 역할을 해 달라”고 요청했다. 또 하반기(7∼12월) 투자 집행에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또 방통위는 통신업체에 인터넷TV(IPTV)가 산업적 역할은 물론이고 언론자유를 신장하는 신규 매체로서 중요성을 띤다는 점을 인식하고 본격적인 마케팅과 투자에 힘써 달라고 요청했다. 김용석 기자 nex@donga.com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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