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인슈타인’을 버려야 ‘아인슈타인’ 알릴 수 있죠”

  • 입력 2008년 11월 7일 02시 58분


과학대중화 22번째 신간 낸 이인식 과학문화연구소장

“아인슈타인을 대중에게 알리려면 아인슈타인을 내세우지 말라.”

묘한 얘기다. 20년 넘게 과학 칼럼니스트로 활동해온 이인식(63·사진) 과학문화연구소장이 던진 말이어서 의미가 더 궁금해진다.

“과학의 공식이나 수식이 과학과 대중의 사이를 멀어지게 만들고 있어요. 예술, 문학, 영화 등 일반인이 관심 갖는 소재를 아인슈타인과 자연스럽게 연결시키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최근 그의 저서 ‘지식의 대융합’은 이런 문제의식 속에서 나왔다. 무려 22번째 책인 데다 과학기술 간, 그리고 과학기술과 인문사회학 사이의 최신 융합 현장을 상세히 소개해 학계에서 잔잔한 화제가 되고 있다.

해외 과학저널인 ‘사이언스’와 ‘네이처’에는 이번 주 미국 대통령 선거 후보자에 대한 분석 기사가 실렸다. 일단 주제가 대중의 관심 사안과 딱 맞아떨어지지 않는가. 후보자를 궁금해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과학적인’ 기사에 더 눈길이 가게 마련이다.

올해 출간된 ‘이인식의 세계신화여행’ ‘짝짓기의 심리학’도 이런 맥락에서 주제가 잡힌 것이다. 기존의 저서를 어린이용 만화 버전으로 내는 데도 신경을 써 왔다.

“물리와 화학, 생물 같은 전통적인 과학의 틀을 벗어날 때 대중은 비로소 TV나 신문을 보듯 과학을 즐길 수 있어요.”

이제까지 그가 신문과 잡지에 기고한 글은 200자 원고지로 1만2000장이 넘는다. ‘공식과 수식이 없는 글을 쓰자’는 원칙을 신념처럼 지켜 왔다. 내년에 어려운 ‘경제’를 심리학으로 분석한 과학 대중서를 펴낸다는 그의 계획이 허황되게 들리지 않는다.

서금영 동아사이언스 기자 symbio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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