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광고선 피자 냄새 솔솔 혈관청소 로봇이 환자 치료”

  • 입력 2007년 2월 28일 02시 59분


2020년 2월 어느 날 아침. 회사원 김미래 씨는 상쾌한 기분으로 일어났다. 전날 야근해서 피곤했지만 집안의 신체인식 시스템이 피로 해소를 위해 공기의 산소 농도와 습도를 높여 준 덕이다.

TV를 켜니 3차원 영상으로 봄소식이 생동감 있게 흘러나온다. 제주에 피었다는 목련꽃이 손에 닿을 듯하다.

잠시 후 TV 광고에 등장하는 신제품 피자의 향기가 식욕을 자극한다. 그는 문득 ‘점심엔 피자를 먹어야지’ 하고 생각한다.

저녁에는 지난주 입원한 어머니에게 들를 예정이다. 김 씨의 어머니는 지난주 심근경색으로 쓰러졌다. 병원으로 향하는 구급차에서 의료진이 주사한 극소형 혈관청소 로봇이 어머니의 생명을 구했다. 의사는 “예전 같으면 병원으로 오는 도중에 큰일이 났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영화에나 등장할 것 같은 이런 일들이 2020년경 현실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보통신부는 미래 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정보기술(IT) 수요를 발굴하고 실현 시기를 예측한 ‘IT기술예측 2020’ 조사 보고서를 27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IT 분야에서는 국내 최초로 실시된 것이다. 정통부와 정보통신연구진흥원은 국내의 산학연(産學硏) 전문가 3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벌여 52개의 미래 핵심기술을 도출했다.

조사에 따르면 신체의 피로도와 건강 상태를 자동으로 측정하는 ‘신체상황 인식’과 시각은 물론 청각과 촉각도 가상으로 느낄 수 있게 해 주는 ‘가상현실시스템’이 2012년에 실용화된다.

한 번 충전으로 두 달 동안 쓸 수 있는 휴대전화 배터리도 같은 해에 시판된다.

2014년에는 맨눈으로 3차원 입체영상을 감상할 수 있게 된다.

2015년에는 카멜레온처럼 주위 환경에 맞춰 색깔을 바꾸는 ‘디지털 군복’과 TV·인터넷을 통해 냄새를 전달하는 기술이 실용화된다.

혈관을 청소하거나 암(癌)을 수술하는 극소형 의료로봇은 2018년에 등장할 예정.

정통부는 52개 핵심 기술 중 76.9%가 2011년까지, 100%가 2017년까지는 개발될 것으로 전망했다. 기술 실용화는 개발 후 평균 2.1년 이내에 가능할 것으로 예측했다.

정통부는 이번 조사 결과를 정부의 IT기술로드맵 수립에 반영할 계획이다.

문권모 기자 mikem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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