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 씹는 것도 ‘부럼 깨기’… “치아-턱관절 조심”

  • 입력 2007년 2월 26일 03시 00분


다음달 4일 정월대보름이 되면 전통 풍습인 ‘부럼 깨기’를 하는 사람이 적지 않을 것이다. 호두, 잣, 밤, 은행 등 견과류를 이로 깨물어 먹어 이를 튼튼하게 하고 몸에 부스럼이 생기지 않게 해 준다는 속설이 전해 오고 있다.

하지만 부럼 깨기는 이에 부담을 준다. 나이대별로 이의 건강 상태가 다르기 때문에 깨 먹기 좋은 부럼의 종류를 달리하는 게 좋다.

우선 부럼은 껍질이 딱딱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버리는 게 좋다. 치아가 약한 노인이나 영구치가 자리 잡지 못한 초등학생 이전의 어린 자녀가 있다면 무를 부럼으로 사용해도 된다. 국립민속박물관이 2004년 펴낸 한국세시풍속사전 정월편에 따르면 견과류 대신 무를 씹는 부럼 깨기가 예로부터 전해 왔다고 한다.

영구치가 자리 잡는 초등학생 시기에는 껍질이 비교적 약한 땅콩을, 사랑니가 나는 청소년기에는 어금니에 자극이 적은 땅콩이나 밤을 씹는 게 좋다. 치아 건강 상태가 좋은 성인이라면 호두도 괜찮다.

호두의 잎과 껍질로 차를 달여먹으면 충치와 치석을 없애 줘 치아 건강에 도움이 된다.

새벽에 일어나 부럼 깨기를 하다 자칫 턱관절에 이상이 오거나 치아가 상할 수도 있다.

임플란티아 치과네트워크 강남클리닉 권석민 원장은 “병원에 가기 힘들 경우에는 볼 바깥쪽에 냉습포를 대면 일시적으로 치아 통증이 줄어든다”며 “치아에 설치해둔 보철이 빠져 피가 난다면 깨끗한 거즈나 천을 물어 지혈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가 부러지거나 빠졌을 때 빠진 이는 생리식염수, 소금 탄 물, 우유에 담근 뒤 치과에 빨리 가져가는 게 좋다. 수돗물에 담그면 안 된다.

턱관절에 통증을 느끼면 통증부위에 10분 정도 얼음찜질을 하자.

하임숙 기자 arte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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