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 사태' 한국 과학도들 의견은…

  • 입력 2005년 12월 2일 18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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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수첩의 보도로 촉발된 황우석 서울대 교수의 배아줄기세포 진위여부 논란에 이공계 과학자들이 가세했다.

현직 연구원, 이공계 석·박사과정 대학원생 등 국내 과학기술 관련 종사자들이 참여해 만든 ‘한국과학기술인연합’ 회원들은 2일 홈페이지 게시판에서 열띤 토론을 벌였다.

많은 회원들은 “PD수첩에서 검증할 능력이 있느냐. 한마디로 코미디”라는 입장을 보였다.

ID ‘공돌이’는 “황우석 박사의 연구가 진짜인지 가짜인지는 방송국의 PD가 검증할 일이 아니다”며 “난자취득의 도덕성 고발은 이해가 가지만 연구자체를 검증하겠다는 것은 소가 웃을 일”이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사이언스’는 세계적 과학자들의 검증 끝에 나오는 최고 권위의 과학잡지”라며 “만약 황 박사의 연구가 진실이 아니라면 세계의 전문가들에 의해 곧 검증될 것이다”고 덧붙였다.

‘산머루’도 “PD수첩의 보도는 과학자들이 보기에는 한마디로 자존심 상하는 일”이라며 “그 분야에 아는 것이 전혀 없는 비전문가가 검증을 한다고 하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자존심 상해서 나 같으면 PD들에게 샘플을 주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황 교수 스스로가 여러 번에 걸쳐 논문을 철저하게 검증했을 것”이라며 “논문을 쉽게 생각하면 안된다. 문제가 있을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못박았다.

‘Special Agent’도 “사이언스나 네이쳐에 논문이 실리는 것은 그 분야에 있어서는 ‘신분증명’이나 다름없다”라며 “과학적인 증명은 일반인들이 할 수도 없고 해봤자 믿어주는 사람도 없다”고 말했다.

반면 재검증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일부 있었다.

‘lane’은 “과학뿐만 아니라 모든 학문은 누구의 검증이라도 허용해야 한다”며 “전문성은 과학자만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동안 시사고발프로그램이 다른 분야들도 다뤄왔는데 왜 과학만을 차별해야 하냐”고 반문했다.

‘안기영’도 “줄기세포 복제 자체가 거짓일 가능성은 적지만 사이언스가 데이터 조작까지 검증할 수는 없다”라며 “잡지의 권위보다는 사실과 합리적 이성의 판단을 믿는 것이 과학기술인의 자세를 보여주는 것이다. PD 수첩의 방송을 보고 판단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이밖에 이번 사태의 해법을 제시한 과학도들도 있었다.

‘구경꾼’은 “앞으로 PD수첩과 황우석 교수팀 사이의 진실공방이 지루하게 진행될 수 있다”며 “국내 과학자단체들은 과학자사회와 정부, 산업체 그리고 시민사회에서 책임 있는 중간매개자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nanobioman’은 “황 교수팀 스스로가 DNA를 재검증해야 한다”며 “‘PD수첩’ 검증 자체를 신뢰할 수 없다거나 결과를 밝힐 수 없다는 식은 사태를 악화시키고 전체 과학계를 안개 속으로 끌고 들어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수연 동아닷컴 기자 si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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