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브로’ 서비스, 시속 60km서 안방 화면-음질 그대로

  • 입력 2005년 11월 16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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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어디서나 인터넷에 접속해 필요한 정보를 주고받고 검색할 수 있는 시대가 눈앞에 펼쳐지고 있다. APEC 정상회의가 열리는 부산에서 선보인 KT의 ‘휴대인터넷(와이브로)’과 SK텔레콤의 ‘초고속무선데이터통신(HSDPA)’의 차세대 이동통신 서비스는 이런 상상 속의 서비스를 현실 세계로 끌어냈다. 기자는 15일 부산 해운대구 파라다이스호텔에서 벡스코까지 우등 고속버스를 개조한 ‘와이브로 시연(試演) 버스’를 타고 새 서비스를 체험해 봤다. 이어 벡스코에 마련된 SK텔레콤의 HSDPA 서비스도 이용해 봤다.》

○ 인터넷이 날개를 달았다

올해 한국의 인터넷 사용 인구는 3257만 명.

하지만 기존의 인터넷은 움직이지 않는 상태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 빠른 속도로 데이터를 주고받으려면 굵은 통신 케이블이 필수였기 때문이다.

와이브로는 이런 한계를 극복했다. 기자가 탄 시연 버스에 부착된 노트북 컴퓨터에서는 e메일, 인터넷 검색, 온라인 게임, 주문형 비디오(VOD) 등이 모두 가능했다. 가정에 설치된 초고속 인터넷과 비교해 속도가 떨어지지 않았다.

버스가 달려도 인터넷 속도는 그대로였다. 출근 시간대여서 버스가 빠르게 달릴 수 없었지만 시속 60km까지는 300kbps(초당 킬로비트) 속도로 전송되는 아리랑TV 방송을 잘 볼 수 있었다. 일반 텔레비전의 화질과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었다.

컴퓨터로 인터넷을 검색하는 것과 동시에 화상(畵像)전화도 할 수 있었다. 화상전화는 최대 12명까지 가능하기 때문에 여러 대의 차량에 나눠 타고 함께 출장을 떠나는 일행이 동시에 회의를 할 수 있을 정도였다.

삼성전자가 개발한 와이브로 휴대전화를 써 보니 휴대전화로 TV를 보다가 전화가 걸려 오면 TV가 정지되고 깨끗한 음질의 통화가 가능했다.

와이브로 사업자인 KT는 “내년 4월 상용화 시점에는 월 3만, 4만 원의 부분 정액요금제를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휴대전화가 인터넷의 허브가 되다

와이브로를 사용하다 보니 이 서비스가 시작되면 휴대전화를 쓸 필요가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 저렴한 요금으로 통화와 인터넷 서비스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HSDPA 서비스를 선보인 SK텔레콤은 “HSDPA는 기존 광대역 부호분할다중접속(WCDMA) 통신망을 이용하기 때문에 와이브로보다 더 넓은 지역에서 더 깨끗하게 통화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시속 250km의 속도로 이동해도 사용할 수 있는 HSDPA가 와이브로의 보완재 역할을 맡는다는 설명이다.

HSDPA 단말기도 와이브로처럼 온라인 게임, VOD, 인터넷 접속 등이 모두 가능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서비스 일정과 가격이 정해지지 않았고 이동할 때 사용하는 모습을 볼 수 없어 아쉬움으로 남았다.

와이브로와 HSDPA 단말기를 모두 제작하는 삼성전자의 김운섭 부사장은 “와이브로는 데이터 통신을 기본으로 해서 제작돼 빠르게 많은 데이터를 주고받는 데 유리하고 HSDPA는 음성통화 관련 기술이 발전된 것이라 안정적인 통화가 주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부산=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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