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뒤엔 컴퓨터를 인터뷰해야 할것”

  • 입력 2005년 11월 7일 03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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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병기 기자
강병기 기자
“15년 뒤에는 컴퓨터를 인터뷰해야 할 것입니다. 한국도 이런 미래를 준비하는 정부 차원의 기구가 필요하지요.”

세계적 미래학자인 미국의 시어도어 고든(75·사진) 유엔미래포럼 이사는 3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미래 전략을 전담하는 독립기구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고든 이사는 지난해 말 공개된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미래 예측 보고서 ‘2020 리포트’ 작성을 총괄 지휘한 미래학자. 과학기술부와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주최로 4일 서울에서 열린 ‘미래과학기술혁신 국제포럼’ 참석차 한국에 왔다.

그는 “25∼30개 국가가 미래 전략과 관련한 기구를 두고 있으며 40여 개 국가에는 미래학 과정을 개설한 대학이 있다”며 “한국은 경제 대국이라고 자부하지만 미래에 대한 대비는 매우 소홀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앞으로 15년 동안 가장 주목해야 할 과학기술로 나노(nm·1nm=10억분의 1m), 바이오, 정보기술 등과 함께 감시공학과 두뇌공학, 사회과학을 예로 들었다.

감시공학은 사회가 발전할수록 범죄를 예방하고 범법자를 색출하기 위한 산업 규모가 커지게 되고, 이에 따라 정보를 저장하고 분석하는 분야가 중요하게 된다는 것.

고든 이사는 “영국 런던에는 50만 대의 방범 카메라가 있는데 관건은 여기서 수집된 정보를 효과적으로 처리하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두뇌공학은 뇌의 작동 원리를 밝혀 인간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는 기계를 만드는 데 주로 이용될 전망이다.

그는 “현재 기술로도 10년 뒤면 사람보다 똑똑한 컴퓨터가 나타나고 15년 뒤면 컴퓨터의 의견을 묻기 위해 인터뷰를 해야 할 수준에 이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사회과학에 대해서는 “기계가 사람을 대신하는 시대가 오면 인간의 역할과 개념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이 나오게 되고 이에 대한 해답은 사회과학의 몫”이라고 예측했다.

한편 그는 유엔미래포럼이 준비 중인 ‘미래 백과사전’에 한국에서 처음 만든 과학기술 관련 용어를 수록하겠다며 한국의 적극적인 참여를 요청했다.

고기정 기자 koh@donga.com

김선우 기자 sublim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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