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인터넷 “복덩이 싸이월드”

  • 입력 2005년 11월 4일 03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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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월드로 무선 인터넷의 돌파구를 찾는다.” 한때 고속 성장의 대명사로 불렸던 이동통신 산업은 몇 년 전부터 가입자가 크게 늘지 않으면서 심각한 고민에 빠져 있다. 증시에서는 한국전력공사, 한국가스공사처럼 성장이 정체된 회사와 비슷한 취급을 받으며 투자자들의 관심권에서 멀어졌다. 이동통신사는 해결책을 무선 인터넷에서 찾고 있지만 비싼 요금 때문에 소비자의 지갑을 열기가 쉽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이동통신사의 고민을 해결해 주는 효자 콘텐츠로 싸이월드가 떠오르고 있다. 싸이월드는 한국에서 ‘1인 미디어(미니 홈피)’ 열풍을 가져온 주역으로 현재 가입자가 1600만 명을 넘는다. 유선 인터넷의 콘텐츠가 휴대전화로 들어온 것.》

○ 성장속도가 빠르다

SK커뮤니케이션즈는 지난해 4월 모(母)회사인 SK텔레콤과 함께 ‘모바일 싸이월드’ 서비스를 시작했다.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어서 곧바로 자신의 미니 홈피로 전송할 수 있다는 편리함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서비스 시작 1년 만인 올해 3월 가입자가 100만 명을 넘어섰고 4월부터 KTF와 LG텔레콤이 가세하면서 10월 말 210만 명으로 급증했다.

소비자들도 단순한 사진 전송에서 댓글 남기기, 다른 사람의 미니 홈피 방문, 사진 조회 등의 기능을 더 사용하면서 관련 매출액이 급격히 늘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모바일 싸이월드 관련 매출액이 180억 원이었으나 올해는 500억 원으로 급증할 전망이다. 내년에는 700억 원 이상이 될 전망이다. KTF는 연말까지 80억 원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지금까지 무선 인터넷 매출 비중이 가장 높은 것은 컬러링 벨소리 등 음악 서비스지만 단일 콘텐츠로는 싸이월드가 가장 크다.

○ 성공 요인은 무엇인가

모바일 싸이월드가 폭발적으로 성장한 것은 1600만 명의 회원을 기반으로 해 컴퓨터가 없는 곳에서 휴대전화로 ‘싸이질(미니 홈피를 꾸미는 것)’을 하는 유행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기능은 다른 사람이 자신의 미니 홈피 방명록에 글을 남기면 실시간 문자메시지로 알려주는 것. 이는 방명록을 즉시 확인하고 싶은 누리꾼들의 심리를 간파한 것으로 하루 평균 50만 명이 이용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카메라폰으로 찍은 사진을 미니 홈피에 올리거나(Phone-to-Web) 미니 홈피에 있는 사진을 휴대전화로 내려받아(Web-to-Phone) 배경화면으로 꾸미는 서비스도 하루 평균 10만 명이 이용한다.

○ 해외에서도 관심 갖는 수익모델

미국의 정보기술(IT) 시장조사 회사인 가트너는 최근 보고서에서 “싸이월드는 이동통신 사업자가 모바일 커뮤니티에서 어떻게 이익을 얻는지를 보여 주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가트너는 “싸이월드는 온라인에서 실제의 삶과 매우 비슷한 커뮤니티를 형성해 젊은이들이 자신을 표현하고 발전시키고 관계를 유지하는 역할을 해왔다”며 “이는 규모와 신뢰를 바탕으로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가트너는 “다른 이동통신 사업자들도 직접 모바일 커뮤니티를 만들기보다는 싸이월드처럼 유선에서 형성된 커뮤니티를 모바일로 옮기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김두영 기자 nirvana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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