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조류독감 하루 30~50km 이동…“유럽확산 시간문제”

  • 입력 2005년 8월 19일 03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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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시아에서 발생한 조류독감이 러시아의 우랄산맥을 넘어 유럽과 아프리카로 확산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 러시아의 조류독감은 7월 18일 카자흐스탄 북부 국경지대에서 처음 발생한 뒤 인근 지역으로 계속 퍼지는 중이라고 월스트리트 저널이 18일 보도했다.

이 조류독감은 동남아에서 창궐해 수많은 가금류와 61명의 목숨을 희생시켰던 바로 그 종류(H5N1)라고 이 신문은 지적했다.

특히 이 조류독감은 하루 30∼50km씩 이동해 올해 말에는 우랄산맥 서부의 흑해와 카스피 해 인근 지역에 도달하고 2006년 봄이 되면 중동과 지중해 지역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미 우랄산맥 서쪽의 남부 러시아 지역인 칼미크에서 조류독감에 걸려 폐사한 것으로 의심되는 사례가 보고됐다고 전했다.

러시아 당국은 기생충 감염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지만 현지 언론은 조류독감 감염 여부를 확인 중이라고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조류독감 바이러스가 가금류 사이에서 차례차례 감염되는 동안 사람에게도 전염될 수 있는 새로운 바이러스로 돌연변이를 일으킬 가능성이 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돌연변이 결과 대륙간 전염병으로 변하는 것은 최악의 시나리오로 꼽힌다.

지금까지 러시아에서는 조류독감으로 가금류 1만3000마리 이상이 폐사했고 감염을 막기 위해 11만2000마리 이상이 도살 처분됐지만 확산 추세는 꺾이지 않고 있다. 서방 외교관들은 일부 농민이 턱없이 부족한 보상에 불만을 품고 도살 처분을 꺼린다고 지적했다.

한편 유럽과 미국의 전문가들은 동남아시아보다 설비가 더 나은 가금류 산업과 높은 보건위생 수준으로 조류독감이 닥치더라도 조기 대처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진 기자 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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