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지원 “성폭행범 인간말자…미성년도 엄벌해야”

  • 입력 2004년 12월 15일 15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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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서중석 동아닷컴기자
사진=서중석 동아닷컴기자
“가해자가 미성년자라도 처벌은 엄격해야 합니다.”

지난 일주일간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만든 ‘밀양 성폭행’ 사건 피해자의 무료변론을 맡기로 한 ‘청소년 지킴이’ 강지원 변호사는 14일 동아닷컴과의 인터뷰에서 “ 미성년자의 경우 성인과는 다르게 선도목적의 교정활동이 있어야 하겠지만 처벌자체는 엄격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 변호사는 무료변론을 맡게 된 계기에 대해 “누리꾼(네티즌)들이 왜 내가 나서지 않는냐고 묻는 소리가 많다는 동아닷컴 기자의 말을 듣고(12월9일) 깜짝 놀랐다”면서 “밀양이 거리가 멀다고 방심했던 것이 아닌가, 내가 나서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밀양사건' 무료변론 강지원 변호사 인터뷰 동영상

그는 “우선 피해 여학생들의 정신적인 충격을 치료하는데 주력하고 전학과 이사 등 관련된 모든 문제에 대해서도 도울 계획”이라고 밝힌 뒤 “가해자는 물론 국가기관을 대상으로도 손해배상을 청구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강 변호사는 또 피해자들이 수사도중 경찰관에게 인권침해를 당했다는 점을 지적하며, “이 때문에 성범죄는 수사부터 재판까지 여성 경찰관과 검사, 여성 판사가 참여해야 한다”며 “이는 경찰청장, 검찰총장, 대법원장의 지시 한마디면 얼마든지 가능한 일인데 왜 실행하지 않는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또 “성폭력은 가장 치사하고 남성답지 못한 범죄로 심지어 교도소 안에서도 성폭력 범죄자들을 ‘인간말자(人間末者)’로 취급한다”며 “한국은 세계에서 성폭력 최다 발생국중 하나로 얼마나 망신스러운지를 자각해야 할 시점도 이미 지나버렸다”고 심각성을 전했다.

그는 “성폭력은 형법체계상 가장 중한 범죄에 속하지만 남성들의 인식은 그렇지 못하다”면서 “강도죄와 같이 엄하게 처벌하고 남성들에게 어릴 적부터 이런 사실을 철저히 교육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 변호사는 사창가가 사라져 성범죄가 더 빈번하게 일어날 것이라는 일부의 주장에 대해 “성매매 업주들이 퍼뜨린 소리로 말도 안된다”고 일축했다.

그는 “우리나라 성범죄는 성매매특별법이 생기기 전부터도 세계에서 1, 2위를 다퉜다”며 “성매매와 성범죄 증감은 같은 추세를 보이는데 그건 두 가지 모두 남성들의 성적 타락을 반영하는 사회현상”이라고 설명했다.

강 변호사는 마지막으로 “이번 사건에 대한 누리꾼들의 분노는 우리사회의 희망을 보여준 일”이라며 “이런 움직임이 더욱 확산돼 인터넷 음란물 공격 등 ‘온라인 자정운동’으로 발전한다면 세계적인 모범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 변호사는 15일부터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울산 현지를 찾아 피해 학생과 부모를 본격적으로 돕고 있다. 이번 사건 변호를 위해 울산 변호사 4명을 포함해 변호인단 7명이 구성됐다.

▶ 강지원 변호사 인터뷰 전문 보기

▶ 최진실, 밀양 성폭행 피해자 돕나?

최현정 동아닷컴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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